건설사들 ‘밑질 것 없다’ 여겨
“실수요 반영한 역경매 도입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집중된 지역에서 신규 착공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 등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미분양 주택 매입을 확대하자 건설사들이 ‘밑질 것 없는 기회’로 여기고 마구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집을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 2만9786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지방이 2만5091가구로 전체의 84.2%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 3575가구, 부산 3292가구, 경남 3226가구, 경북 2973가구, 경기 2568가구, 충남 2372가구 등이다. 이들 악성 미분양 상위 10개 지역 중 6곳은 올해 상반기 착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경북은 올해 1∼6월 착공 물량이 8242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9.2% 폭증했다. 충남은 285.4%, 전남은 121.4%, 인천은 102.6%, 대구는 94.9%, 경남은 10.8% 늘었다. 이는 시장 회복에 따른 공급 확대라기보다 그동안 사업성이 악화돼 미뤄졌던 사업들이 금융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착공을 늦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아울러 공공이 미분양 물량을 어느 정도 받아준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방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 물량을 기존 3000가구에서 8000가구로 늘리고, 매입 상한가도 감정평가액의 83%에서 90%로 올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부동산 토론회에서 지방 미분양 문제를 언급하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격도 상당히 원활하게 줄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정부는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미분양 사업장의 리스크를 회피해 주는 안전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이 잘되면 수익을 낼 수 있고,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LH가 매입해 주는 구조가 마련돼 사업 부담이 이전보다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공공이 미분양을 떠안으면 사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거나 가격을 낮춰 시장 안정을 유도하려는 시장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감정평가액의 일정 비율로 매입하기보다 해당 지역의 실제 수요를 반영한 역경매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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