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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안조위 넘겼지만 역부족… ‘공소기각’ 사유 추가 논란도 [與, 보완수사권 폐지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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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형·변세현·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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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안 30일 본회의 상정

조정위원 6인 중 범여권이 4석
상임위 전체회의 회부 못 막아
국힘 “표 우위 활용해 일방처리”
민주선 “野, 웅변가같은 주장만”

홍익표, 정성호 법무 거취 관련
“당장 인사 개편은 하지 않을 것”

개정안 ‘기각 사유’ 구체화 신설
한동훈 “李 감옥 안 가기 노림수”

범여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지는 ‘보완수사권 폐지법안’(형사소송법 개정안) 본회의 처리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은 29일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통과시키며 30일 본회의 상정을 위한 절차를 밟았다.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구해 방어에 나섰지만 범여권의 수적 우위를 넘지 못했다. 이날 범여권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30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있다. 의결 직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퇴장했다. 연합뉴스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있다. 의결 직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퇴장했다. 연합뉴스

◆안조위도 하루 만에 통과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밤늦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했다. 민주당 주도로 법안소위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것을 골자로 한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해야 하며 해당 기간에 수사 마무리가 어려우면 1개월을 연장할 수 있게 했다. 피해자와 사건 관계인의 의견 진술권·자료 제출권을 확대하고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기록과 양형자료 등을 전산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전체회의에 안건조정위 구성요구서를 제출하며 방어에 나섰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의견이 대립하는 안건을 심사하는 기구로 최장 90일 동안 법안을 심사할 수 있다. 윤상현·박형수·김민전·김태규·주진우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마지막 사법안전망을 무너뜨리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행하는 민주당의 입법 폭거를 규탄한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안 강행 처리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야당을 배제한 일방적 법사위 운영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법조계·학계·수사 현장과 범죄 피해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도 요구했다.

그러나 안건조정위는 이날 오후 개정안을 범여권 주도로 의결했다. 법사위는 안건조정위원으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김승원·김용민 의원과 국민의힘 박형수·김태규 의원, 비교섭단체 몫으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위원장은 최연장자인 박지원 의원이 맡았다. 조정위원 6인 가운데 4명이 찬성하면 법안을 법사위 전체회의로 넘길 수 있는데, 범여권 의원이 4명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반발하는 국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전·윤상현 의원, 박형수 법사위 야당 간사, 주진우·김태규 의원. 최상수 기자
반발하는 국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전·윤상현 의원, 박형수 법사위 야당 간사, 주진우·김태규 의원. 최상수 기자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여당과 이견이 없는 조국혁신당 의원을 야당 몫으로 넣어놓고 표의 우위를 활용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고 반발했다. 반면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국민의힘이 안건 조정에 대한 말씀은 없고 웅변가 같은 주장만 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 “당장 인사 개편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보면 검찰개혁이 진행되고 있고 10월 출범해야 하는 공소청의 주무 부처가 법무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무 부처 장관이 이 문제를 정리하고 제도적 안착 때까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의 ‘공소기각’ 조항 논란

이런 가운데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공소기각 사유를 구체화하는 조항이 신설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소기각 요건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327조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라는 조항이 추가된 것이다. 이를 놓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북송금 뇌물사건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취소도 여의치 않으니 민주당 단독으로 새로 공소기각법을 만들어서 법원을 압박해 억지로 여기에 끼워 맞춰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보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 임기 후 감옥 안 가기 위해, 공소취소가 플랜A, 독재명 연임개헌이 플랜B, 공소기각이 플랜C”라고도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의 대법원 판례에 대해 인정된 사례들을 조문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도 “2호에 있던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했다. 형사소송법 327조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때 공소기각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 신설된 조항에 ‘중대한’ 또는 ‘현저한’과 같은 조건을 넣은 것을 놓고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국민의힘이 개정안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검사는 앞으로도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요구,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통해 경찰 수사를 충분히 견제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며 “달라지는 것은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경찰의 부실·지연 수사를 바로잡기 어렵다고 맞섰다.

국회 운영위원회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현재 패스트트랙 심사 기간을 최장 330일에서 90일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을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법안 처리에 운영위 야당 간사인 김승수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용으로 개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입법이고, 이재명 공소취소·연임 개헌 등 악법들을 위한 빌드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했지만 법안 처리를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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