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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SK, 브로드컴은 삼성… 맞춤형 AI칩 확보전 [李대통령 ‘샌프란 AI’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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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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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물량 확보 경쟁 가속

수요 폭증 속 생산 능력이 핵심
SK, HBM 공급자 지위 넘어서
차세대 사업자로서 동맹 강화
삼성도 TSMC 견제 돌파구 마련
일각 “전력 등 인프라 확충 시급”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인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총 9500억달러(약 1387조원)에 달하는 대형 파트너십을 맺은 건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속에 안정적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맞춤형 칩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SK는 HBM 공급자의 지위를 넘어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자로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우선 배정받는 등 인프라 동맹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를 추격 중인 글로벌 2위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브로드컴과 손잡으며 대만 TSMC의 독주체제였던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스1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한국 기업과 미국 빅테크 간 AI 협력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 강점들을 하나로 결합한다면 우리는 더 빠르게 혁신하고 더 크게 성장하며 더 많은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시대는 어느 한 기업이나 국가의 힘만으로는 이뤄갈 수 없다”며 “혁신적 AI 모델과 최첨단 반도체, 안정적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풍부한 전력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건 물론 국경을 넘어선 글로벌 협력이 필수”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최고 AI 원천기술과 플랫폼, 뛰어난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대한민국은 반도체와 디바이스, 첨단제조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 갖추고 있다”며 “삼성은 기술을 통해 인류 사회에 기여한다는 경영이념을 실천해 왔다. 앞으로도 글로벌 사회와 발맞춰 안전하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AI를 위한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브로드컴과 손잡은 건 메모리 공급을 넘어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후공정)을 아우르는 반도체 전 분야의 전격적인 동맹으로 평가된다. 브로드컴은 스스로 칩을 제조하지 않는 대신, 업계 최고 수준의 설계 자산(IP)을 바탕으로 구글과 메타 등 빅테크의 맞춤형 AI 반도체(ASIC) 설계를 주도하고 있다. 브로드컴과의 파트너십은 유독 글로벌 파운드리 사업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삼성전자에게 ‘단비’와 같다. 지난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72.3%로 압도적이고, 2위 삼성전자는 6.5%에 불과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국내 AI산업의 대중화와 AI 비용을 낮추기 위한 인프라 확충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국민 1인당 최소 하나씩 AI 에이전트가 있어야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대한민국을 AI 네이티브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AI는 이제 시작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훨씬 많은 무궁한 발전이 있을 것이고 더 성숙한 발전기를 대비해 대한민국과 미국이 힘을 합쳐서 훨씬 좋은 AI 인프라와 생태계를 만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엔비디아가 SK와 초대형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맺은 데는 차세대 AI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첨단 메모리의 독점적 공급망 확보와 초대형 AIDC 인프라의 동시 구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의 최첨단 HBM 없이는 ‘베라 루빈’ 같은 차세대 AI 칩을 적기에 충분히 만들기 어렵고, SK텔레콤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인프라 없이는 독점 생태계를 넓히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다만 빅테크와 국내 반도체 기업 간 협력만으로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제시된 글로벌 AI 3강(G3)으로 도약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 AI 업계 한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의 성패는 결국 GPU와 전력 적기 공급 등 속도감 있는 인프라 확충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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