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농촌에선 30대 외국인 숨져
돼지 등 가축 25만여마리 폐사도
포항 등 남부 폭염중대경보 발령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체감온도가 38도 안팎까지 치솟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온열질환자 등 폭염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등 재난안전 당국은 “폭염은 단순한 무더위가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라며 대국민 폭염 행동요령을 반드시 준수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2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밭에서는 A(10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 신고로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 체온은 42.2도였고 이미 심정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사천시에 거주하는 B(93)씨는 전날 오후 11시20분쯤 병원에서 열사병과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 23일 오후 5시쯤 사천 집을 나간 뒤 귀가하지 않았던 B씨는 같은 날 오후 9시쯤 인근 논에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25일 오후 3시15분쯤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한 밭길에서 외국인 이주 노동자 C씨(3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해남 지역엔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는데 C씨는 땡볕 아래서 밭일을 하던 중 어지럼증을 호소한 뒤 휴식을 위해 집으로 향하다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22일 경남 고성군 하일면 한 비닐하우스에서도 97세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결국 숨졌다. 경남도는 이 여성이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15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는 1301명 발생해 이 중 6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된 전남광주, 경남·북, 대구 등 일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이날 낮 최고 체감온도는 38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경남 양산의 경우 이날 오후 2시 기준 낮 최고기온이 39.3도를 기록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 제주에서도 체감온도가 36도 안팎까지 올랐다.
전국 해수욕장에는 폭염을 피하려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 해운대·광안리·송정 등 주요 해수욕장에는 전날 36만6440명이 모인 데 이어 이날도 불볕더위를 피하려는 시민·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경북 경주·포항과 대구 등의 도심거리는 한산한 모습을 보인 반면 백화점, 대형마트, 문화시설 등은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이 북적였다.
계속된 폭염에 가축 피해는 심각한 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돼지 1만6015두, 가금류 23만9861마리 등 약 25만6000마리의 가축 폐사가 보고됐다. 경북 포항에서 소를 키우는 서상욱 포항축산농협조합장은 “소들이 축사 옆 나무 그늘 아래 모여 더위를 피하고 있고 환풍기도 틀어주는데, 최근엔 고압 분무기로 지붕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각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총력 대응 중이다. 경기도와 제주도는 24일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비상 대응반을 편성해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SK울산CLX 등 야외 생산공장이 밀집한 울산에선 휴식 시간을 늘리고 얼음 조끼 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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