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 관련
전건송치 확대로 보완책 추진
안전장치 불충분 논란은 여전
정 법무, 당론 채택에 사퇴 굳힌 듯
野 “폐지 땐 당정 동반 몰락” 주장
장동혁 “정 장관조차 직 걸고 반대”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입법 속도전에 나섰지만 적절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전건송치와 피해자 권리 강화 등 보완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안전장치가 충분한지를 둘러싼 의문은 이어지고 있다.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해 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국민의힘도 “정부·여당의 동반 몰락”을 경고하면서 정치권 공방은 격화하고 있다.
◆與, 30일 처리 목표 “피해자 보호 강화”
민주당은 지난 24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직접 수사를 금지하는 형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요구권과 재수사요청권을 실질화하고 피해자 보호와 수사기관 간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에 대해 개별법 개정을 통해 전건송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피해자의 자료 제출권과 검사에 대한 의견 제출권·청취권도 신설할 방침이다. 고발인에게도 이의신청권을 부여하고 특별사법경찰 사건의 전건송치 의무도 유지한다.
모든 수사 자료는 전자화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기록하고, 검사가 다른 범죄 단서를 발견하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사인권보호관 등 외부 감시 장치를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형소법 조문화 작업이 막바지 단계라고 밝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형소법 조문화 작업은 오늘 중 거의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7대 범죄의 전건송치도 법 시행과 동시에 적용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보완수사는 요구권으로 두고 약자 피해는 두텁게 보호하며 범죄자는 끝까지 쫓아가 잡을 수 있는 사법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와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30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다만 김 의원은 “검찰이 영장청구권을 남용하거나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국민을 어떻게 보호할지는 아직 법안에 충분히 담기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과 주가조작 등 7대 범죄에 포함되지 않은 사건의 피해자 보호가 충분한지를 둘러싼 논란도 남아 있다. 장윤기 사건과 부산 돌려차기 사건, 김창민 영화감독 사망 사건 등의 진상이 보완수사로 드러난 만큼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보완수사권을 남기거나 전건송치를 폭넓게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鄭 법무 사의… 野 “정권 몰락” 공세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해 온 정 장관은 최근 청와대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정 장관은 전날 세계일보에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는 안 했지만 사퇴 의지는 오래전부터 참모들을 통해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현재로서는 말씀드릴 사안이 없다”며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정 장관은 수사·기소 분리 기조에는 동의하면서도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묻히거나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보완수사권을 남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당론과 충돌하는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 의사를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의원들에게 당론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일단 정해지면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정 장관의 문제 제기에 공감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본회의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재의요구권마저 포기한다면 그 순간부터 정부와 여당은 동반 몰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도 “정 장관조차 자리를 걸고 반대하고 나섰다”며 “국민의 분노가 정권을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민주당 의총에 가서라도 당론 채택을 막았어야 했다”며 “도망간다고 책임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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