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사관 판단 따라 보호 제외 우려
보이스피싱 등 구제 더 험난 지적도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모든 수사 권한을 금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자 법조계에선 “형사사법 시스템이 서서히 붕괴할 것”이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이 보완책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를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모두 검사에게 송치하도록 하는 ‘제한적 전건송치’를 복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 역시 기준이 자의적이라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수도권에 근무 중인 한 현직 검사는 26일 통화에서 “검찰의 역할이 중수청, 공소청 등으로 분산돼 사건 처리 속도는 더뎌질 것이고 범죄 피해자들은 복잡한 제도 속에서 혼란을 겪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거액의 돈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해 사건에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검사가 보완수사하면 기록이 어떻게 바뀌는지 수없이 봐온 입장에서 그 공백이 가져올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렵다”며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든 이 개혁의 끝이 무엇일지 알 수 없으나,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한) 2021년 이후 누적된 문제에 시스템 파괴가 더해지면서 부작용이 점점 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 변호사는 “경찰이 더 잘 해주고, (10월 검찰청 폐지 후 출범할) 공소청과 중수청이 잘 안착해 힘없는 사람들이 시스템을 믿을 수 있는 최소한을 해주길 바라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일종의 보완책으로 제시한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를 전건송치하고, 중수청 전담 부서가 보완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두고도 법조계에선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장애인권법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예원 변호사는 “성범죄와 아동성범죄, 스토킹, 장애인학대, 노인학대, 아동학대, 가정폭력 사건을 모두 합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단순히 (중수청에) 전담부서 하나 만든다고 처리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라며 “현실성이 없다”고 일침을 놨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피해자의 취약성과 사건 수사의 어려움은 그대로인데, 최초 수사관이 붙인 죄명이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보호장치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형사사건은 한 사건에 폭행, 협박, 강요, 사기, 횡령, 성범죄, 학대 등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경찰이 처음부터 장애인학대나 노인학대가 아니라 단순 폭행이나 사기, 횡령으로 판단할 경우 어떻게 진상을 가려낼 것이냔 주장이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에 속하지 않는 보이스피싱·주가조작·마약범죄 등 범죄의 경우 경찰이 불송치하고 사건을 덮는다면 피해자가 구제받을 길이 더 좁아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앞서 공소청 설치법 입법 과정에서 문제로 꼽혔던 특별사법경찰관의 전건송치 의무도 검찰개혁으로 우려되는 문제점의 보완책 성격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놓고도 수사 주체에 따라 전건송치 여부가 달라져 수사 일관성이 없어질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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