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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계…‘만 11세 성착취’와 ‘촉법소년’ 만든 사회적 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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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예지 기자 sunris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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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성착취를 경험하는 연령이 만 11세로 낮아졌다. 방임·폭력에 노출된 가정환경과 생계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의 범죄 역시 환경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청소년이 어린 나이에 범죄 피해자·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가족부는 24일 ‘2025 성매매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성매매 실태조사는 일반인의 성매매 경험과 인식 등을 파악하기 위해 3년마다 실시하는 조사다. 청소년 관련 조사는 전국 17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지원센터 이용자 20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이뤄졌다.

 

청소년이 온라인에서 메시지를 검색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청소년이 온라인에서 메시지를 검색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첫 성착취 경험 나이 ‘11세’…SNS서 청소년 성매매 검색 ‘활발’

 

조사 결과 지난해 처음 성착취를 경험한 나이가 11세까지 내려갔다. 12세라고 답변한 비율도 7.3%로 지난 조사(3.3%)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16세 이상에 처음 성착취를 경험한 경우는 18.5%로 지난 조사(41.7%) 대비 오히려 줄었다. 성착취 경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사용 증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엑스(X, 구 트위터)에서 키워드로 검색해 수집한 2만5000개 게시물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게시물은 1만8374개로 이 중에 성매매 알선이나 성매매업소 광고에 해당하는 게시물은 1만465개(57.0%)로 나타났다.

 

성매매 연관 키워드별로 검색해 확인된 게시물은 ‘유흥’(572개, 60.7%), ‘밤문화’(481개, 51.6%), ‘일탈계’(261개, 27.2%) 순으로 성매매 게시물이 많았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키워드로 검색하여 확인된 게시물에서 ‘섹트’(133개, 84.2%)와 ‘섹파’(468개, 82.4%)의 비중이 높았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가 SNS에서 활발히 검색되고 있는 것이다. SNS 사용 비중이 높은 청소년들이 이런 경로를 통해 쉽게 성착취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팀은 “성착취 피해를 경험하는 아동·청소년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이유를 별도로 분석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사용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것이 이유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갈린 ‘성착취 피해자’와 ‘소년범’…처벌 강화해야

 

성착취를 당한 청소년 응답자들은 피해 방지를 위해 일자리 제공(26.9%), 가족과의 관계회복(11.4%)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생계 문제와 가정 내 방임·폭력 등이 청소년들을 성착취로 내몰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가정·또래·학교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았을 때 여성과 남성 청소년이 걷게 되는 길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같은 또래라도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서 가정 밖 청소년이 될 때 남성 청소년들은 성매매 포주가 돼서 집을 나온 또래 여성 청소년들을 성매매시킨다”며 “이런 점들이 포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은 가정 내에 살 수 없기 때문에 가출했고 그래서 생활할 때 필요한 돈, 머물 공간이 필요하다”이라며 “일대일로 그루밍하지 않아도 포주들이 이런 청소년에게 돈·거주공간 등을 대가로 성매매시키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성별이 소년범이 돼 가해자로서 처분을 받거나 성착취 피해자가 되거나 갈리는 경계가 되는 것이다.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년범은 부모의 방임·학대의 끝에서 나온다”며 “주변 환경이 해소된 후 소년이 소년답게 살 수 있는 상황을 만든 후에 촉법소년 연령 기준이든 소년에 대해서든 평가를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성착취 근절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정책으로 구매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50.8%)이 꼽혔다. 구매자는 대개 성인인 경우가 많다. 그 뒤를 보호자 동의 없는 아르바이트 등 생활비 마련 기회 확대(17.9%), 불법 랜덤 채팅 앱에 대한 수사 및 처벌 강화(8.5%) 등의 순이었다.

 

허 조사관은 “한국에서 여성을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이라고 평가하다가 여성 청소년이 성매매를 했다고 하면 ‘여성·청소년도 다 결정할 능력이 있다. 아이들이 나를 유혹했다’고 말하며 태도가 돌변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의 선택이라고 보는 게 아니라 보호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불법 촬영·성착취·성학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성착취 상대가 아동·청소년인 경우 관용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판례로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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