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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하면 사망률 6배?…기차에 안전벨트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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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나 인턴기자 sonyu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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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효율의 교차점, 시내버스
‘묶여 있으면 더 위험하다?’…기차와 오토바이
달걀판 원리로 안전 챙기는 스쿨버스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세요.”

 

차에 타면 늘 듣는 말이다. 하지만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와 기차, 해외 학생들의 통학 수단인 노란색 스쿨버스,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큰 오토바이에는 안전벨트가 없다. 탑승자의 이용 편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안 매야 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안전벨트가 이들 운송 수단에서 싹 사라진 숨은 배경과 반전의 과학을 짚어봤다. 

 

시내버스와 기차, 스쿨버스, 오토바이는 각각의 이유로 안전벨트를 설치하지 않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시내버스와 기차, 스쿨버스, 오토바이는 각각의 이유로 안전벨트를 설치하지 않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 좁은 정류장 간격, 많은 입석의 시내버스

 

현행법상 시내버스 내 탑승객 안전벨트 설치는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27조 제1항에 의하면 시내·농어촌·마을버스의 승객용 좌석은 안전벨트를 마련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가장 큰 이유는 시내버스의 운행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내버스는 신호 통제를 받으며 운행하고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도심 속 정해진 구간에서 400~800m 안팎의 정류장을 저속으로 주행한다. 

 

특히 시내버스는 입석 승객이 많아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시 대중교통 이용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시내버스 일평균 탑승객은 약 373만명이다. 만약 입석을 금지하고 좌석제로 전환한다면 승객들의 불편이 커져 운용 효율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에도 안전벨트가 없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에도 안전벨트가 없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 기차 내 안전벨트 착용, 사망자 6배 증가할 수도

 

시내버스와 달리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에는 왜 안전벨트가 없을까.

 

안전벨트는 자동차가 급정거할 때 관성 탓에 앞쪽으로 쏠리는 탑승자의 몸을 붙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국가철도공단 자료를 보면 기차는 급제동해도 완전 정지까지 약 70초가 걸리며 제동거리도 약 3㎞에 이른다. 이처럼 제동거리가 길어 급격한 감속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승객에게 전달되는 여파도 상대적으로 작다.

 

열차의 무거운 무게도 주요 요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기종에 따라 상이하지만, 기차는 차체 무게만 약 500톤에 달하는 초대형 구조물”이라며 “20톤짜리 대형트럭과 부딪히더라도 기차가 충격을 흡수해 승객은 미미한 충격밖에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차 안에서 안전벨트를 매는 행위가 사고 피해를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 열차 사고는 전복되거나 화재로 번지는 위험이 있다. 이때 객차가 크게 변형돼 생존 공간이 줄어들거나 압사 가능성이 있어 지체 없는 대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벨트에 몸이 묶인 상태에서는 승객이 제때 탈출하지 못하거나 구조가 지연될 수 있다. 

 

실제로 영국 철도안전표준위원회(RSSB) 분석 결과, 안전벨트 착용은 탑승객 대피나 구조를 방해해 더 큰 이차 사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사망자 수도 약 6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조사됐다. 

 

스쿨버스의 내부와 외관. 좌석 사이는 좁고 차체는 크고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스쿨버스의 내부와 외관. 좌석 사이는 좁고 차체는 크고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 계란판이 달걀을 지키듯…스쿨버스의 ‘구획화’ 설계

 

안전벨트를 설치하지 않은 의외의 운송 수단이 또 있다. 바로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색의 학생 통학버스, 이른바 ‘스쿨버스’다.

 

스쿨버스는 ‘구획화’ 방식으로 설계돼 승객을 보호한다. 달걀을 작은 칸막이로 이루어진 전용판에 나눠 담으면 서로 부딪히지 않아 깨질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캐나다안전위원회(CSC) 측은 △높은 의자 등받이 △충격 흡수 소재로 채워진 좌석 △서로 가깝게 배치된 좌석들 △견고한 좌석 고정장치 등을 구획화의 대표적인 요소로 꼽는다.

 

여기에 스쿨버스는 일반 승용차보다 크고 무거우며 높게 설계돼 있어 하부 프레임이 충격을 일차적으로 흡수하는 구조적 장점도 가졌다. 이 덕분에 차가 급정거하거나 충돌하더라도 승객의 부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밖에도 시내버스처럼 승객 전원의 안전벨트 착용 확인이 어렵고 기차와 같이 비상시 우선되는 신속한 대피도 안전벨트를 마련하지 않는 이유다. 

 

2008년 6월8일 스페인 북동부 바르셀로나 외곽 몬트멜로 서킷에서 열린 250㏄ 카탈루냐 그랑프리 경기에서 선수들이 경기하고 있다. 바르셀로나=EPA연합뉴스
2008년 6월8일 스페인 북동부 바르셀로나 외곽 몬트멜로 서킷에서 열린 250㏄ 카탈루냐 그랑프리 경기에서 선수들이 경기하고 있다. 바르셀로나=EPA연합뉴스

 

◆ 오토바이, 안전벨트보다 헬멧이 중요

 

시내버스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도 기차보다 훨씬 가벼운 오토바이에는 왜 안전벨트가 없을까. 상대적으로 충돌 시 중상으로 이어지기 쉬운 이륜차에서도 안전벨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외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부딪치면 차량이 충격을 흡수하며 탑승자를 보호한다. 반면 오토바이는 주행 중 사고가 날 때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메고 있을 경우 차체와 함께 도로 위를 구를 수 있어 더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신체가 외부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오토바이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헬멧 등 보호장구 착용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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