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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 채’ 메스… 재건축보다 신도시 공급 속도전 예고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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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권구성·이승주 기자, 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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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수단’ 세제 개편 명확화
李 “당장 제일 급한건 조세 제도”
통상적 1주택 기준 보유세 재설계
실거주서 거주용 용어 변경 제안
참석자들, 정부 기조 공감대 표출

규제 완화 통한 공급 확대 이견
李 “공급 어떻게 늘릴지 마땅치 않아
그린벨트 풀려고 하면 주민들 반대”
건축·재개발, 주택 순증 효과 의문
전문가 “세대수 안 늘면 추진 어려워”

부동산 세제 개편을 ‘최후의 수단’이라고 언급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당장에 제일 급한 것은 조세제도”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버블에서 비롯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언급하며 세제와 공급, 금융을 망라하는 제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 속에 이 대통령은 정책의 목적이 ‘가격 통제’가 아닌 ‘시장 정상화’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똘똘한 한 채, 심각한 문제”

이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서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보유세의 가중과 감경 요소를 설계하는 방식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한 기본 보유 부담을 설정한 뒤 실거주 용도나 서민·중산층용 주택, 지방 지역 요인에는 감면 혜택을 주겠다”며 “반대로 호화·초고가 주택, 다주택, 명백한 투기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는 가중 요소를 더해 단계적으로 차등을 두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를 정책적으로 보호하되, 초고가 주택이나 비거주 다주택 등에 대해선 세 부담을 늘리는 식으로 정책을 짜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발언은 기존 ‘1가구 1주택’의 제도적 허점이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이어진 데 따른 문제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주택 수를 보는 것이 아닌, 주택 가액이나 거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며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주용인지, 투기·투자용인지 구분하지 않아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거주 중심의 제도 개선을 예고했지만, 실제 거주목적인 경우 사정상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해서도 정책적으로 보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거주용으로 (주택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정 때문에 잠깐 비거주하지만 이게 거주용이라고 하면 실거주와 똑같이 취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는 용어를 바꾸자고 했다. 실거주라고 하지 말고, ‘거주용’이라고 하자”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보유세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확인됐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거주자에게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거나, 똘똘한 한 채를 너무 높게 설정하거나, 보유세를 강화한다고 양도세를 낮추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며 강도 높은 세제 개편을 주문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지금은 1주택에 대해 최대 80%까지 공제를 주는데, 실거주자에게만 혜택을 준다고 하면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 역시 “우리나라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최하 3배는 올려야 한다”면서 “과거에 보유세 정상화를 했다면 (집값이) 이렇게까지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건축 공급효과 크지 않아”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관련, 이 대통령은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반면 3기 신도시 건설은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주택 공급이 매우 중요한데 문제는 어디서 어떻게 늘릴지가 마땅치 않다. 그린벨트를 풀려고 하면 인근 주민들은 왜 좋은 땅을 훼손하느냐며 반대한다”며 “녹지를 훼손해서라도 집을 짓자는 의견도 있는데 어쨌든 공급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공급의 핵심으로 꼽히는 재건축·재개발에 대해 신규 주택을 늘리는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재건축을 통해)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가구당 평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 역시도 크게 많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재개발 역시 총 입주 가구 수는 줄어드는 게 통상인 것 같다”며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품질 높은 주택이 공급되긴 하지만, 기존에 있는 주민 상당수가 떠나면서 총가구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주 과밀한 지역에서는 이게 과연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재건축·재개발의 주거환경 개선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서울 주택 공급 확대의 핵심 해법으로 삼는 데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곧바로 주택 순증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전문가 발표를 듣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인허가부터 착공, 준공·입주까지 이어지는 공급체계를 복원하고, 정비사업과 민간임대·비아파트 등 다양한 공급 방식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전문가 발표를 듣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인허가부터 착공, 준공·입주까지 이어지는 공급체계를 복원하고, 정비사업과 민간임대·비아파트 등 다양한 공급 방식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수도권 주택 공급난의 주요 해법으로 꼽히는 3기 신도시 건설에 대해선 속도전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3기 신도시 건설에) 무슨 60몇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행정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건설 기간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인데, 전체적으로 필요하면 규정을 바꾸든지 아니면 보통 순차적으로 하는 절차를 병행 진행해 시간을 좀 줄여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재건축·재개발 인식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맞을지 몰라도 “시장을 잘 모르는 소리”라는 평을 내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세대 수가 늘지 않아 조합에서 사업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사업은 애초에 추진되기 어려운 구조”라며 “재개발도 용적률 상향을 통한 추가 물량 공급과 임대주택 확보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순히 주택 물량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며 “기존 노후 주택이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으로 바뀌는 질적 개선 차원의 공급으로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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