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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는 순간 세균 퍼진다”…생닭 씻다가 싱크대까지 오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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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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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닭·육류 물로 씻으면 싱크대·채소까지 ‘교차 오염’
달걀은 미리 씻지 말고 4도 이하 냉장고 안쪽 보관
버섯은 짧게 헹군 뒤 말리고 파스타는 용도 따라 결정

“씻는 순간 세균 퍼진다?”

 

생닭과 육류를 흐르는 물에 씻으면 세균이 물방울을 타고 싱크대와 조리도구, 주변 식재료로 퍼질 수 있다. pexels
생닭과 육류를 흐르는 물에 씻으면 세균이 물방울을 타고 싱크대와 조리도구, 주변 식재료로 퍼질 수 있다. pexels

요리하기 전 식재료부터 물에 씻는 사람이 많다. 눈에 보이는 핏물이나 이물질을 없애야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로 씻는다고 모든 식재료가 더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다. 생닭과 육류는 씻는 과정에서 세균이 물방울을 타고 싱크대와 조리도구, 주변 음식으로 튈 수 있다. 달걀도 미리 씻어 보관하면 껍데기의 보호막이 손상돼 오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버섯과 파스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식중독 위험보다는 조리 뒤 맛과 식감을 고려해 물을 쓰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생닭, 물로 씻는 순간 세균도 퍼진다

 

생닭에는 캠필로박터균과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이 묻어 있을 수 있다. 생닭을 흐르는 물에 씻는다고 세균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닭에서 나온 물과 육즙이 싱크대와 수도꼭지, 칼·도마 등에 튀면서 교차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생닭을 씻지 않고 바로 가열하는 것이다. 손질 과정에서 물을 사용해야 한다면 가열하지 않고 먹는 채소부터 먼저 씻어 치운다. 생닭은 마지막에 다루고 물이 주변으로 튀지 않도록 수압을 낮춘다.

 

생닭과 닿은 싱크대와 칼·도마는 세제로 깨끗이 씻고 소독해야 한다. 생닭을 만진 손도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씻는다.

 

세균을 없애는 핵심은 세척이 아닌 가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닭고기를 가장 두꺼운 부위의 중심온도가 75℃에 도달한 상태에서 1분 이상 가열하도록 권고한다. 겉면 색깔만 보지 말고 뼈 주변과 속살까지 완전히 익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고기·돼지고기도 굳이 헹굴 필요 없어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조리 전에 물로 씻을 필요가 없다. 물로 헹군다고 고기 표면의 세균을 안전한 수준까지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기에서 튄 물이 바로 먹는 음식이나 조리대에 묻으면 오염 범위만 넓어진다.

 

포장 안에 고인 붉은 액체가 신경 쓰인다면 물에 담그지 말고 키친타월로 가볍게 눌러 닦는다. 사용한 키친타월은 바로 버리고 손을 비누로 씻어야 한다.

 

다짐육은 통고기보다 더 꼼꼼하게 익혀야 한다. 고기 표면에 있던 세균이 분쇄 과정에서 안쪽까지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의 일반 식중독 예방 수칙은 육류를 중심온도 75℃에서 1분 이상 익히도록 권고한다.

 

◆달걀은 씻어서 보관하지 말아야

 

시중에서 산 달걀을 냉장고에 넣기 전 씻어두는 것도 피해야 한다. 달걀 껍데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기공이 있다. 세척한 뒤 충분히 건조하지 않으면 껍데기 표면의 오염물질이 수분과 함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식약처는 지난 3월 4일 ‘살모넬라균에 효과적인 달걀 세척·살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했다. 가정에서는 달걀을 구매한 뒤 4℃ 이하 냉장고에 보관하고, 온도 변화가 큰 문 쪽보다 안쪽에 별도 용기를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달걀은 미리 씻어서 보관하지 않는다. 껍데기에 오염물이 묻어 세척이 필요하다면 조리 직전에 씻어 곧바로 사용한다.

 

달걀 껍데기를 만진 손으로 수도꼭지나 냉장고 손잡이, 다른 식재료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껍데기를 만진 뒤에는 비누로 손을 씻고, 달걀과 접촉한 칼·도마도 세척·소독한다.

 

달걀은 중심온도 75℃에서 1분 이상 가열해 노른자와 흰자가 모두 단단해질 때까지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영유아와 고령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날달걀이나 덜 익힌 달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버섯은 씻지 말라? 오래 담가두지만 않으면 된다

 

버섯을 물로 씻으면 안 된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버섯도 신선 농산물인 만큼 흙이나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내면 된다. 물에 오래 담가두지만 않으면 맛과 식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씻는 행위 자체보다 오랜 시간 물에 담가두는 것이다. 버섯을 물에 오래 두거나 씻은 채 방치하면 표면에 수분이 남아 볶을 때 노릇하게 익히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버섯은 조리 직전에 흐르는 물로 짧게 헹군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 바로 사용한다. 표면이 깨끗하다면 부드러운 솔이나 젖은 키친타월로 이물질만 닦아내도 된다.

 

◆따뜻한 파스타는 헹구지 않는 게 낫다

 

삶은 파스타를 찬물에 헹굴지 여부는 위생보다 어떤 요리를 만들 것인지에 달렸다.

 

따뜻한 소스에 바로 버무릴 파스타라면 찬물에 헹구지 않는 편이 낫다. 면 표면의 전분이 씻겨 나가면 소스가 면에 달라붙는 힘이 약해진다. 파스타를 삶은 물에 녹아 나온 전분도 소스의 농도를 맞추고 면과 소스를 섞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냉파스타나 샐러드파스타처럼 면을 빠르게 식혀야 할 때는 찬물에 헹궈도 된다. 같은 파스타라도 따뜻하게 먹느냐 차갑게 먹느냐에 따라 손질법이 달라지는 셈이다.

 

생닭과 육류를 흐르는 물에 씻으면 세균이 물방울을 타고 싱크대와 주변 식재료로 퍼질 수 있다. 달걀은 씻지 않은 채 냉장 보관하고, 버섯은 짧게 헹군 뒤 물기를 제거하는 게 좋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생닭과 육류를 흐르는 물에 씻으면 세균이 물방울을 타고 싱크대와 주변 식재료로 퍼질 수 있다. 달걀은 씻지 않은 채 냉장 보관하고, 버섯은 짧게 헹군 뒤 물기를 제거하는 게 좋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식재료는 무조건 많이 씻는다고 더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채소와 과일은 흐르는 물에 씻고, 생닭이나 육류는 육즙이 주변에 튀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룬 뒤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달걀은 미리 씻어서 보관하지 않는 게 낫다.

 

주방 위생은 식재료에 맞는 손질법을 지키고, 교차오염을 막으며, 충분히 익히는 데서 결정된다. 무조건 많이 씻는다고 더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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