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단독] 법원 “수의사도 의사처럼 주의의무”…법으론 ‘물건’ 반려견에 ‘위자료’도 [법잇슈]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수정 :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서울대 동물병원 오진으로 사망한 반려견
법원 “위험 예견하고 최선의 주의의무 다해야”
민법상 ‘물건’인 반려견 사망에 ‘위자료’도

법원이 항암 치료 중인 반려견의 급성장염 증상을 오진하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서울대 동물병원에 대해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특히 수의사에게도 의사와 동일한 수준의 엄격한 ‘주의의무’ 법리를 적용하는 한편, 법률상 물건으로 취급되는 동물의 사망에 대해 보호자의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는 위자료도 지급하라고 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003단독 이건배 판사는 반려견 보호자인 원고 A씨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학이 치료비 208만여원과 위자료 100만원을 합친 308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지난달 25일 판결했다. 이날 기준으로 양측은 항소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뉴스1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뉴스1

원고 A씨의 반려견은 2021년 4월부터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2022년 4월 배가 불러오는 증상으로 내원했으나 병원 측은 자연스럽게 나을 것이라며 약물을 투약한 후 돌려보냈다.

 

이후 반려견은 흑변, 설사, 오심, 식욕저하 등 증상을 보였고 원고가 이를 수차례 알렸으나 병원 측은 지사제와 항구토제 등만 처방했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다시 내원했을 당시 위장수치검사결과가 급성췌장염에 해당함에도 병원 측은 만성 장염에 준해 입원 처치를 진행했다. 결국 반려견은 이틀 뒤 새벽 급성장염으로 사망했다.   

 

법원은 의료소송에서 의사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주의의무’가 수의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의사가 진찰·치료를 할 때 환자의 구체적 증상과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으며, 이는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을 기준으로 한다”면서 “이 사건과 같은 수의사의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의 과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진료기록감정 결과에 따르면, 반려견은 투약받은 약물로 인해 출혈성 장염이 발생해 급속히 악화할 소지가 있었고 흑변, 혈변, 무기력 등 췌장염 의심 증상을 보였다. 재판부는 “심각한 건강 이상 증상이 관찰되면 약물 투여를 중단하고 검사를 통해 상태를 재평가했어야 함에도 피고 병원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수의사로서 위험에 대한 예견과 회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다.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분류되지만, 반려견 사망으로 인한 보호자의 정신적 충격을 인정해 위자료도 책정했다. 재판부는 병원의 과실 정도와 반려견이 사망하기까지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호자 A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100만원을 산정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물건’의 파손이나 멸실로 인한 손해의 배상은 그 가격 상당액을 보상함으로써 회복된다고 보는 것이 통상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가격배상 외에 다시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하지 않는다.

 

한편 법무부는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을 위한 입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법무부는 2021년에도 현행 민법 98조상 ‘물건’에 해당하는 동물의 법적 지위를 올리고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21대 국회 만료로 폐기됐다.


오피니언

포토

차정원, 직각 어깨 드러낸 '올블랙룩'
  • 차정원, 직각 어깨 드러낸 '올블랙룩'
  • 모모, 인형 비주얼
  • 장원영, 침대 위에 여신이 내려왔네…빛나는 미모
  • ‘있지’ 유나,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