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사회 프로젝트/조돈문/한겨레출판/3만3000원
불평등은 왜 무너지지 않는가. 조돈문 가톨릭대 명예교수의 ‘평등사회 프로젝트’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국 사회는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크고 공정 감수성도 높아졌지만, 불평등체제는 여전히 공고하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그 이유를 평등한 사회에 대한 열망과 대안에 대한 불신이 함께 존재하는 현실에서 찾는다.
“스웨덴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 권력이 최대수혜자의 특수이익이 아니라 최소수혜자까지 포용하는 보편 사회이익을 실천했기 때문이다.”(588쪽)
책이 주목하는 모델은 스웨덴이다. 저자는 가난하고 불평등했던 나라가 어떻게 보편적 복지국가이자 성평등 국가로 전환했는지를 살피며, 그 핵심을 ‘보편 사회이익’의 실천에서 찾는다. 특정 계층의 특수이익이 아니라 노동자와 여성, 청년, 노인 등 최소수혜자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국가 권력이 작동했기 때문에 평등과 사회통합이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한국 사회에 필요한 전략으로 저자는 ‘비개혁주의적 개혁’과 ‘노동-여성·청년 동맹’을 제시한다. 완성된 평등사회를 선언하는 대신, 실현 가능한 개혁을 통해 대안에 대한 신뢰를 쌓고 더 큰 사회변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구상이다. 노동운동 역시 정규직의 특수이익을 넘어 여성·청년·비정규직과 연대할 때 평등사회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를 향한 주문도 분명하다. 저자는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체념이나 혐오로 흩어지지 않으려면 ‘긍정적 분노’로 조직돼야 하고, 국가는 조세개혁과 복지 확대를 통해 그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재명정부를 향해 “촛불·응원봉이 요구한 사회·경제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민주당 정권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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