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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27만원대로 추락…코스피·코스닥 5%대 폭락 [숫자 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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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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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246.79 마감…코스닥 800선도 붕괴
삼성전자 27만원대·SK하이닉스 5%대 급락
양 시장 매도 사이드카…“바닥 단정 이르다”

“삼전 27만원대로 추락했다.”

 

미·이란 갈등 격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35%, 5.56% 급락 마감했다. 뉴스1
미·이란 갈등 격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35%, 5.56% 급락 마감했다. 뉴스1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5%대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27만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도 5% 넘게 빠졌다. 전날에 이어 시장 안정화 장치가 또 가동되면서 투자심리는 빠르게 식었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9.52포인트(5.35%) 내린 7246.7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46.23포인트(5.56%) 하락한 785.0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7300선을 내줬고, 코스닥은 약 10개월 만에 8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60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5931조원으로 줄었다. 코스피 시총이 6000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5월 20일 이후 약 7주 만이다.

 

◆장중 7100선 위협…양 시장 매도 사이드카

 

장중 흐름은 거칠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2.66% 내린 7452.48로 출발했다. 장 초반에는 반발 매수세가 들어오며 7791.66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매물이 다시 쏟아졌다. 지수는 한때 7186.21까지 밀리며 7100선도 위협받았다.

 

오후 1시31분58초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200 선물지수 급락으로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2분 뒤인 오후 1시33분58초에는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이어졌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된 데 이어 이틀 연속 시장 안정화 장치가 작동한 셈이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33번째다. 이 가운데 매도 사이드카는 17번째다.

 

시장 전반도 파랗게 질렸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로는 상승 종목이 128개에 그쳤고, 하락 종목은 765개에 달했다.

 

◆반도체 투심 냉각에 중동 불안까지

 

지수를 가장 크게 짓누른 건 반도체 대형주였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데다, 국내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과 해외 투자은행의 ADR 관련 의견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25% 내린 27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상승 전환을 시도했지만 끝내 매도세를 넘지 못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낮췄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당순이익(EPS) 상승률 둔화를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했다.

 

메모리와 기판 가격 상승으로 PC·스마트폰 가격 인상 부담이 커지면서, 제조사들이 추가 구매에 보수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메모리 업체와의 경쟁 심화도 목표주가 하향 배경으로 꼽았다.

 

SK하이닉스는 5.68% 내린 207만6000원에 마감했다. UBS그룹이 SK하이닉스 한국 상장 주식을 팔고, 오는 10일 나스닥에 상장될 ADR을 사라는 의견을 낸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ADR이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상장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중동발 불안도 오후장 낙폭을 키웠다. 이란이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히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됐다. 반도체 고점 논란에 중동 변수까지 겹치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외국인은 샀지만 개인·기관은 팔았다

 

수급은 엇갈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3350억원을 순매수하며 14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반면 기관은 약 3380억원, 개인은 약 450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매수 우위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과 기관의 매물이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코스닥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900억원대, 1400억원대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3300억원대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도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과매도지만 바닥 단정 이르다”

 

전문가들은 낙폭만 놓고 보면 과매도 구간에 들어섰다고 본다. 다만 바닥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레버리지 ETF와 신용융자 반대매매 물량이 겹치면 매도가 다시 매도를 부르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펀더멘털과 유동성, 투자심리가 시소게임을 벌이며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라며 “7400선 부근에서 심리적 지지력이 확인되는 듯했지만 이를 이탈하자 실망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까지 정보 공백을 가격 조정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 현재 조정은 관측된 이익 하향보다 지속 기간에 대한 할인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5%대 급락한 국내 증시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삼성전자는 27만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도 5%대 하락 마감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5%대 급락한 국내 증시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삼성전자는 27만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도 5%대 하락 마감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반등 조건도 만만치 않다. 2분기 실적 확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3분기 이익 전망치가 올라가고, AI 설비투자 흐름이 이어진다는 점을 뒷받침할 숫자가 나와야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이 잦아들고 중동 정세 불안이 완화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는 당분간 거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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