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바탕 본격 K방산 세일즈 나서
노르웨이와 조선·해양 확대 추진
루마니아 대통령과는 ‘원전’ 논의
네덜란드와는 일정 조율 안 돼 취소
방산협력 한·중 관계 악화 우려엔
靑 “나토 밖 파트너십, 영향 제한적”
이재명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이틀차인 8일(현지시간) 나토 회원국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K방산 세일즈’ 행보를 이어갔다.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하며 방산을 포함한 경제·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는 데 공을 들였다.
나토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 약속도 발표해 한국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선 우크라이나 내 북한군 포로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 짓고 9일부터 11일까지 몽골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방산부터 첨단산업 협력까지 테이블에
이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노르웨이, 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양자 정상회담을 잇달아 소화했다.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회담인 만큼 방산 협력 증진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노르웨이가 그동안 K9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 우리 무기체계에 지속적인 신뢰를 보여준 것을 바탕으로 첨단 방산기술과 국방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스퇴레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양국 관계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 노르웨이와 한국의 잠재성에 대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양국 관계에 있어서 국방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들이 있었고,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매우 좋은 결정이었다”고 했다.
각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현안들도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스퇴레 총리와는 신재생에너지 및 조선·해양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 한국 수산 대표단이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 물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르웨이 정부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니쿠쇼르 다니엘 단 루마니아 대통령과는 원전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도 모색했다. 이 대통령은 루마니아를 방문해 달라는 단 대통령의 요청에 “드라큘라가 있는지 체험해보러 가겠다”고 화답하며 “우리가 앞으로는 방위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원전이나 그 외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할 여지가 너무 많으니 대통령께서 한국을 한 번 오셔도 좋겠다”고 했다. 이날 예정됐던 네덜란드와의 양자 회담은 양국 간 일정 조율이 어려워 취소됐다.
◆젤렌스키와 북한군 포로 문제 등 논의
이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 약속과 북한군 포로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면서 우크라이나 복구·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지속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의 조속한 종식 및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현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로 우크라이나를 꾸준히 지원해 왔으며, 이번 1억달러 공약은 그 연장선에서 우리의 기여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살상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재건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도 밝혔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및 우크라이나 정세와 관련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靑 “중·러 관계에 미칠 영향 없을 것”
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전날 면담에서도 한반도 문제가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뤼터 사무총장에게 “한반도에서의 교착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유지하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는 현실적인 목표를 단기적으로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뤼터 사무총장은 “앞으로도 계속 이 대통령과 한반도 상황과 관련한 협의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며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언급했다.
나토와의 방산 협력 강화 움직임이 중국 등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은) 나토에 들어가지 않고 파트너국으로서, 협력하는 외부 국가로서 파트너십을 강화하자는 취지”라며 “협력을 좀 더 효율화하고 강화하는 정도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영향은 크게 달라질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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