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개편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김진오 부위원장이 비혼 출산처럼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응하는 정책 변화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다만, 출산율 제고를 위해 다양한 부처 협업이 필요하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사회는 늘 변하고 달라지는 만큼 국가의 제도·정책도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혼외출산이 5%가량 되는 만큼 앞으로 인구전략위 차원에서 이를 다룰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비혼 출산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선행이라고 했던 지난 정부와 달리 전향적으로 바뀐 것이다.
또한 “10대 미성년자부터 20대 초반 젊은 층이 서로 사랑해서 아이를 가졌는데 세상의 손가락질이 두려워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연락하면 정부가 달려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95명으로 작년 동기(0.83명)보다 0.12명 증가했다. 2009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면서 1분기 기준 2019년(1.02명)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김 부위원장은 “어떤 정책이 효과가 있어서 출산율 제고에 영향을 줬는지 단정할 수 없다”면서 “정책 효과성을 따지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계봉오 국민대학교 교수팀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출산율 반등은 35~39세 여성의 상위소득집단이 아이를 많이 낳은 것이 영향을 줬다. 또 고소득층의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중간 소득층의 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소득·자산이 출산율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는 출산율 제고에 일자리, 주거 등 다양한 영역과 관련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부위원장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여러 부처에 파격적 대책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정책 협의 중이고 몇 가지는 좋은 결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내용을 논의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정부 정책에만 기대는 것이 아쉽다며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는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의 출산율 제고 원인을 우리 국민의 우수성에서 찾고 있다”며 “우스갯소리로 정부의 역할은 30~40%고, 국민 역할은 60~70%”라고 전했다. 이어 “언제부터인가 정부·지방정부의 책임만을 요구한다. 세수는 쓸수록 부족해진다”며 “공동체 정신 함양이 필요하다. 임대료의 경우 아이가 있거나 청년인 경우 낮춰서 받는 등의 (개인적인) 희생도 제안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00인 미만 중소사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와 관련해 응답자가 ‘필요해도 자유로운 사용이 어렵다(49.6%)’, ‘필요해도 전혀 사용할 수 없다(18.3%)’고 답했다. 중소기업 근로자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남성이 자유롭게 육아휴직·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하지 못하면 여성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이는 여성의 경제 참여율을 낮추고,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게 하는 요인이 된다.
김 부위원장은 “북유럽 국가처럼 남성 육아휴직을 강제로 하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현재 남성·여성 합쳐서 육아휴직을 2년가량 쓸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은가”라며 답변을 흐렸다.
한편, 저고위는 오는 9월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 개편된다. 인구전략위는 기존의 저출산·고령화에 더해 인구의 지역적 불균형 문제 등 인구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예산 사전협의제를 통해 관계부처의 인구 관련 사업 투자방향과 우선순위를 미리 조율하고, 각 부처에 ‘인구정책책임관’을 지정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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