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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힘' 5월 경상흑자 60조 육박…37개월째 흑자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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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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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연간 규모’ 5개월 만에 갈아치워

386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
IMF “韓 2026년 성장률 2.6% 전망”
1∼5월 1412억弗 전년 동기 4배
상품수지 부문 378억弗 역대 1위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 5월 우리나라가 국제 교역에서 얻은 흑자가 6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석 달 전보다 0.7%포인트 올렸다. IMF가 전망치를 발표한 주요 30개국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약 58조6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직전 최대인 올해 3월(379억3000만달러)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2023년 5월부터 37개월 연속 흑자 기조로, 2019년 3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올 들어 누적 흑자는 1412억8000만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339억달러)의 4배가 넘고,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1230억5000만달러)도 이미 돌파했다.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 5월 우리나라가 국제 교역에서 60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연합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 5월 우리나라가 국제 교역에서 60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연합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반기 1515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1∼5월 누적 흑자를 보면 이를 넘어설 것 같다”며 “연간으로 봐도 전망치(25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6월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 상당한 수준의 흑자(약 400억달러)가 관측되기 때문이다. 유 부장은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지만 석유제품, 화공품, 바이오, 제약 등 나머지 부분도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 흑자가 378억6000만달러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는 지난 3월의 356억8000만달러다. 수출(943억4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62.9% 급증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의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제품 증가폭도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 주변기기(249.4%), 반도체(167.7%), 석유제품(49.1%), 화공품(11.0%) 등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제조업 생산이 조정됐으나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금융·보험업(10.4%)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7.5%)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되며 4.9% 증가했다. 도소매업(3.0%)과 숙박·음식점업(2.2%)도 부진이 완화되는 등 내수와 밀접한 서비스업도 개선됐다. 이는 소비의 완만한 개선세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7% 올랐는데, 정부 지원 정책으로 준내구재(7.7%)와 비내구재(2.1%) 모두 증가폭이 확대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IMF는 이날 발표한 ‘7월 세계경제수정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하며 지난 4월 전망치(1.9%)보다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상승폭은 발표 대상 주요 30개국 중 가장 컸다.

 

IMF는 한국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연율(계절조정) 기준 7.5%를 기록, 당초 예상(1.8%)을 크게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연율은 해당 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세가 1년간 지속된다는 전제하에 연간 성장률로 환산한 수치다. 한국이 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한국·대만·태국·말레이시아)에 포함된 만큼 견조한 반도체 대외 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했다는 것이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5%로 종전(2.1%)보다 0.4%포인트 올려 잡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이날 ‘아시아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6%로 예상, 4월(1.9%)보다 0.7%포인트 상향했다.

 

다만 경기 하방요인도 적지 않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우선 반도체 외에 다른 제조업 부문이 미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월 광공업 생산 중 원유 수급 차질로 석유정제(-14.7%)와 화학제품(-2.8%) 등이 뒷걸음질쳤고, 건설업 생산(-1.9%)도 감소폭이 일부 축소됐지만 여전히 부진을 지속했다.

 

KDI는 소비 전망과 관련해 “고유가 여파와 높은 환율이 물가 상승 압력을 지속시키고, 이는 기준금리 인상 부담으로 이어지는 등 향후 소비 개선세가 제약될 위험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위축되고 있는 고용시장 역시 불안요인이다. KDI는 “제조업(-14만명)은 업황 둔화에 따라 상용직(-10만8000명)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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