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무제한 토론 대응 法개정 추진
여야 ‘보완수사권 폐지’ 대치 예고… 협치 깜깜
22대 국회 후반기가 ‘반쪽 원구성’으로 볼썽사납게 출범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본격적인 입법 드라이브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의힘의 협조가 없을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제도까지 손질하는 국회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입법 독주를 이어갈 경우 ‘협치 실종’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필리버스터 신청 및 유지 기준을 강화해서 민생 법안조차 정쟁의 인질로 삼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허울뿐인 패스트트랙도 손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회 정상화를 완성하도록 하겠다”며 “후반기 국회에는 무책임한 정쟁과 태업이 조금도 발붙일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특히 이재명정부의 핵심 과제인 자본시장 선진화와 부동산 보유세 개편 등을 다루는 재정경제·정무위원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을 논의할 국방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 위원장직을 확보했다. 전반기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맡아 입법이 지연됐다고 판단한 상임위를 가져와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이 여당 주도의 상임위 배분과 선출을 “오만의 정치”라고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입법 절차 가속화를 위한 ‘강대강’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른바 ‘필리버스터 중단법’(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해당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진행 중 출석 의원이 60명(재적의원 5분의 1) 미만이면 토론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12월 여당 주도로 이미 운영위와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패스트트랙 처리 기간을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도 주요 검토 대상이다. 현행법상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을 처리하려면 상임위 심사 180일, 법사위 심사 90일, 본회의 60일 이내 자동 상정 등 최대 330일이 걸린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상임위 심사 기간을 60일, 법사위 심사를 15일 등으로 줄여 처리 기간을 4분의 1 이하로 단축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상임위원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를 열지 않거나 법안 심사를 지연할 경우 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 등의 제도 개선도 검토하고 있다. 원내관계자는 “오직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차기 당권 경쟁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면서 당 지도부도 조속한 처리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후반기 법사위원장에도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히는 서영교 의원을 유임시키며 입법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 직무대행은 최고위에서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인 형사소송법 개정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필리버스터와 패스트트랙 제도는 국회 내 소수당의 발언권을 보장하고 여야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여당이 제도 개편과 쟁점 법안 처리를 동시에 밀어붙일 경우 여야 대치는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해 필리버스터 중단법 추진 당시에도 국민의힘은 물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범여권 소수정당까지 반발하면서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검찰개혁 관련 후속 입법 역시 야당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한 준비 작업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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