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누적 수출액 세계 5위 도약
정부 “하반기 수출 더 늘 것” 낙관
환율 1554.9원… 금융위기 후 최고
메모리 가격 변동성도 불안 요인
“非반도체 품목 경쟁력 강화 시급”
지난달 한국 수출액이 1000억달러 고지를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올해 불가능할 것만 같던 ‘연 1조달러 수출’과 세계 5위권 수출 강국 진입도 꿈이 아니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하반기 대미 관세 정책과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변동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반도체 외 품목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는 제언이다.
1일 산업통상부가 세계무역기구(WTO)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 수출액 기준 한국은 3066억달러로 중국(약 1조3369억달러)과 미국(약 8211억달러), 독일(약 6312억달러) 네덜란드(약 3435억달러)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아직 WTO의 5∼6월 공식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5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6월에는 사상 첫 1000억달러 돌파 기록까지 세운 만큼 세계 5위 자리를 무난히 유지할 것으로 산업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일본(7380억달러)과 이탈리아(7266억달러)에 뒤처져 7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브리핑에서 “올해 상반기 수출이 5000억달러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통상적으로 하반기 수출 실적이 상반기보다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강 실장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으로 주문이 몰리면서 핵심 부품 수요가 폭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근 반도체 수요 증가로 메모리 고정거래 가격은 DDR 16Gb(기가바이트)가 40달러, 낸드 128Gb가 28.8달러까지 치솟았다.
다만 낙관론만 펼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현재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효자 품목인 반도체는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가격 변동성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 실장은 “하반기 수출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반도체 단가의 변동성”이라고 우려했다.
통상 장벽도 악재로 꼽힌다. 이달부터 발효된 유럽연합(EU)의 신(新)철강 조치로 인해 철강업계에도 위기가 닥쳤다. 정부의 외교적 대응으로 한국산 쿼터를 일정 부분 확보하며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EU는 우리 철강업계에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걱정거리다. 원화 약세가 원자재나 에너지 수입 단가를 올려 기업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5원 오른 1554.9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2009년 3월5일(1568원) 이후 17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엔 1559.2원까지 올라 1560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밖에 하반기 대미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적인 변수에도 주목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세계경기 침체 우려가 있다”며 “유가 인상 등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하반기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대미 관세로 인해 반도체 외 품목 수출의 발목이 잡힐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제3?제4의 경쟁력 있는 품목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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