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중동전쟁을 해결한 것처럼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①트럼프, 李대통령에게 남북관계 근황 물어
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옆자리에 앉아 한·미 동맹과 한반도 문제, 중동 정세를 포함한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긴밀한 의견 교환을 했다. 오현주 청와대 국가안보실 3차장은 17일 현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 이어 한반도에서도 지속가능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관여를 기대한다고 했다”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오랜 지정학적 역사와 남북관계 현황 등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오 차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자신으로서도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위한 기여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하면서 이에 관해 이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해나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기념촬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약 30초간 마주 서서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남북관계의 근황을 물었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전쟁을 해결한 것처럼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고 전했다.
②李, G7서 “AI 기술 발전 성과 모든 세계 국가와 공유해야”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AI) 격차 해소와 포용적 성장, 에너지·핵심광물 공급망 회복력 강화, 방산 협력 확대를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AI 기술 격차가 성장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AI 기술 발전의 성과가 일부 국가와 계층에 집중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AI 기술 발전에 따른 성과를 모든 세계 국가와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7일 G7 정상회의 확대회의 두 번째 세션인 ‘모두를 위한 균형적, 포용적,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복원’에서 글로벌 경제 불균형을 완화하고 전 세계적인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불균형 성장’이라는 전 세계적 공통 과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책임 공방보다는 상호신뢰와 협력의 틀 안에서 정책 조율 방안을 모색해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해협 사태를 통해 다른 지역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공급망이 크게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우리나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공급망 회복력 강화에 보다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오 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에너지 수입국, 특히 아태 지역 내 수입국들이 개별국 차원의 대응을 넘어 정보 공유, 조기 경보, 비상시 협력, 석유 및 석유제품 공급망 안정화 등 실질적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라며 “이를 위해 먼저 우리 정부는 IEA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글로벌 에너지 안보 체계를 활용해 아시아 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IEA 사무국 및 주요국들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마지막 세션인 업무오찬에도 참석해 AI의 안전하고 포용적인 활용 방안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AI가 소수만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포용적 성장의 도구가 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밝혔다. 또 AI 혜택을 골고루 확산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비전을 공유하며 ‘글로벌 AI 기본사회’ 구상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G7 참석을 계기로 열린 캐나다·독일·케냐 등과의 양자회담에서는 방산·안보·에너지·핵심광물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정상외교 보폭을 넓혔다.
③순방 마치고 귀국길 오른 李…당·청 관계 분수령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하면서 당·청 관계도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순방 기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정조준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계기로 ‘명심’(明心·이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증폭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당·청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추가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6·3 지방선거 이후 뚜렷해진 국정 지지율 하락 국면을 수습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개각 및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도 본격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마주한 국내 정치 상황은 간단치 않다. 지방선거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정 지지율로 나타난 민심 이반 기류는 이 대통령 입장에선 최우선 해결 과제다.
17일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3~15일 18세 이상 2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47.7%로, 40%대로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49.0%로, 긍정 평가를 앞섰다. 이번 조사는 휴대폰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의 ARS 조사(응답률 3.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을 향한 여당 내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도 이 대통령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이어 13일 엑스(X)를 통해 여당에 재차 ‘포용과 통합’, ‘대화와 소통’을 강조한 뒤 격화한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내부 권력 투쟁 양상은 자칫 정부·여당을 향한 부정적 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9일 이 대통령 유럽 순방 환송행사 당시 불참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18일 귀국 환영 행사에는 부르면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것도 사태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여당 내 진영 논리와 선명성 경쟁에 대한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 대표의 차기 당권 도전 여부가 당·청 및 당내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이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카드로는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거론된다. 비정치인이자 기업인 출신인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으로 ‘일하는 정부’의 모습을 부각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장관 교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 임기 2년 차를 맞아 개각 및 참모진 개편은 상수로 두고, 대신 소폭 변동에 그칠지 대규모 교체가 이뤄질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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