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개 이란 MOU, 1·2차 제재 해제 담겨…오바마와 차별화
경제적 유인 앞세운 트럼프식 협상…북핵 해법 적용 가능성 주목
북한 광물개발·투자펀드 연계론 부상…북·미 대화 재개 관심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역할을 요청하면서 향후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협상, 베네수엘라 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투자펀드 외교’가 향후 북핵 협상의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투자와 경제적 유인을 결합하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광물협정이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재건투자기금을 설립하고 핵심 광물과 천연자원 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 구조를 마련했다. 미국은 직접적인 재정 지원 대신 투자와 수익 배분 구조를 확보했고, 우크라이나는 전후 재건 자금과 경제 개발의 동력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부펀드 구상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점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후 핵심 광물과 반도체 등 전략산업 투자 확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같은 접근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과정에서도 엿보인다. 미국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이란 양해각서(MOU)에는 최소 3000억달러 규모의 민간 중심 대이란 투자기금 조성 방안이 담겼다. 아울러 미국의 대이란 프라이머리(1차)·세컨더리(2차) 제재 해제 방안도 포함됐다.
당시 JCPOA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를 3.67% 이하로 제한하고 농축 우라늄 재고를 300㎏ 이하로 줄이도록 했다. 반면 프라이머리 제재는 유지됐다. JCPOA 체결 이후에도 미국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이 제한됐던 이유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같은 제재 대상국에 역대 미국 행정부보다 더 큰 경제적 유인을 제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투자기금이 실제 가동되려면 미국 기업의 에너지·인프라 사업 참여와 투자 수익 회수가 가능해야 하는 만큼, 일정 수준의 프라이머리 제재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제재 완화를 미국 기업의 투자 확대와 경제적 이익 확보에 연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투자와 펀드로 안보 문제 푸는 트럼프식 협상
베네수엘라 사례도 주목된다. 우크라이나나 이란처럼 대규모 투자기금이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기업들은 지난 1월 마두로 전 대통령 압송 이후 베네수엘라 에너지 시장 재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쉐브론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와의 기존 합작사업을 기반으로 원유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핼리버튼 역시 현지 시설 재가동을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의 광물·재건투자기금, 이란의 3000억달러 규모 투자기금, 베네수엘라 재진출은 각각 형태는 다르지만 미국이 안보 현안을 투자와 수익 창출 구조로 전환하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결국 트럼프식 협상은 전통적인 비확산·안보 협상보다 경제적 유인을 앞세우는 특징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모델이 향후 북·미 협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과거 북핵 협상은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향후 협상이 재개될 경우 경제협력과 투자기금 조성이 새로운 협상 의제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보유한 광물 개발 사업에 자본을 유치하고, 수익 일부를 경제 현대화와 인프라 확충에 활용하는 모델이 제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북한은 미국과 수교하지 않은 데다 유엔 제재와 미국의 독자 제재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고 1차·2차 제재를 모두 받는 이란에 대해서도 대규모 투자기금과 제재 완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향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에 나설 경우, 비핵화보다는 핵 동결과 경제협력을 연계한 투자기금 방식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미 협상이 경제협력 중심으로 전개될 경우 한국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과정에서 카타르가 중재 역할을 수행했던 것처럼, 향후 북·미 대화가 본격화될 경우 한국 역시 경제협력과 중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식 투자펀드 외교가 한반도 문제에도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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