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이고 핵심 역량에 집중
시스템반도체 수직 적층 첫 공개
삼성전자가 고물가와 고환율에 시달리는 전자제품 사업부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인공지능 전환(AX)과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시스템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는 기술을 공개하며 ‘초격차’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TV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전날부터 하반기 경영 전략을 점검하는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고 있다. 글로벌 전략협의회는 매년 6월과 12월 열리는 정례 회의다.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참석해 사업 현황과 지역별 이슈를 공유하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 DX부문은 인건비와 물류비, 환율,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과 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을 극복하는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고 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전체 실적은 메모리 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DX부문은 고물가 여파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 대부분이 반도체를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나왔다.
회의 참석자들은 DX부문이 처한 어려움을 돌파할 방안으로 AX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업무 방식부터 제조 공정 전반에 AI를 도입,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조직의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체질 개선’에 돌입한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거나 외주화로 전환하고 이익이 높은 제품 생산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I로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부실한 사업을 빠르게 정리한다면 DX부문의 수익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DS부문 산하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는 전자제품의 ‘연산과정’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전기 신호를 증폭하여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핵심 소자 ‘트랜지스터’를 층층이 올려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주택으로 비유하면 단독주택을 계속 촘촘하게 짓는 대신 고층 아파트를 세운 것과 같다. 동일한 면적 대비 아파트에 더 많은 세대가 살 수 있듯이, 같은 칩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용 CPU·GPU는 같은 면적 안에 최대한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직 적층 구조가 양산 단계까지 발전할 경우 더 높은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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