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채권 1300억대 EOD
JTBC 채권가격 절반으로 폭락
한양증권, 익스포저 자본의 13%
부실 우려에 주가 11.45% 급락
비우량채 투자심리 위축 불가피
전체 채권시장 전이는 제한 평가
자산 매각·투자 유치에 성패 달려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여파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현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일보 회사채에도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고, 개인 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계열사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원금 손실 위험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사태가 전체 채권시장을 뒤흔들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대규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떠안은 일부 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중심으로는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커졌다.
◆반 토막 난 회사채… 중앙일보도 영향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전날 총 1370억원 규모의 상장 회사채 4개 종목에 대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돈을 빌린 사람이 만기까지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잃어 채권자들이 만기와 상관없이 즉시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계열사들의 연쇄 회생 신청 여파로 신용평가사들이 기업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만기 전 조기 상환 의무가 생긴 것이다. 중앙일보의 4개 채권 잔액은 총 1370억원으로 파악됐다.
부실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며 JTBC가 발행한 4개 채권 중 다음달 만기를 앞둔 ‘제이티비씨36-2’ 채권 가격은 12일 1만30원에서 이날 4914원으로 절반 넘게 떨어졌고, 수익률은 716%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증권사가 대규모로 인수한 뒤 소액으로 쪼개 개인에게 재판매(셀다운)한 장외 단기사채 시장에서도 만기 미상환으로 인한 원금 연체가 본격화했다.
중앙그룹의 회생은 자산 매각과 투자 유치 여부에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민규 변호사(법무법인 한수)는 콘텐트리중앙 자회사 피닉스스포츠가 보유한 2026~2032년 올림픽·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이 변호사는 “약 7000억원 규모의 중계권 계약이 회생 M&A(인수합병)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며 “중계권 계약 조건이 원활하게 조정되면 핵심 자산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인수 부담을 키워 거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자산 매각과 인가 전 M&A를 병행하는 회생 시나리오를 예상하며 메가박스를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꼽았다.
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JTBC 등 중앙그룹 5개 계열사 회생 사건 대표자 심문기일을 23일로 정했다. 재판부는 각사 대표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채무규모와 채무조정 방안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에도 파장… “비우량 투자 위축”
시장의 불안감은 대규모 익스포저를 떠안은 증권사로 옮겨붙었다. 이날 한양증권 주가는 중앙그룹 관련 부실 우려가 부각되며 전 거래일 대비 11.45% 내린 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양증권의 장부상 관련 익스포저가 자기자본의 13% 수준인 약 84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iM증권이 중앙피앤아이에 실행한 5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도 상환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에 대한 경계감이 짙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채권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신용도가 낮은 하위 등급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전체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중앙그룹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0.3%에 불과해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하위 등급의 유동성이 제한된 상황이어서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심리 약화와 순발행 감소 국면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시장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비우량 등급 기업들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며 신용도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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