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팬 환송 속 월드컵 첫 경기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축구대표팀이 미국과의 평화협정 발표 직후 미국 땅을 밟았다. 전쟁 종식 합의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 미국에서 첫 경기를 치르게 되며 정치적 긴장감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은 이날 멕시코 티후아나 베이스캠프를 떠나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 도착했다. 이란은 16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G조 1차전을 치른다.
아미르 갈레노에이 이란 감독은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이란을 대표하게 돼 기쁘다”며 “축구가 기쁨을 주고 국가와 문화를 더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최근까지 무력 충돌을 벌였던 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정 체결을 발표한 직후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양국 전쟁 종식을 위한 협정이 19일 스위스에서 체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지난달 말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미국 애리조나에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옮겼다. 이에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미국에서 치르기 위해 매번 국경을 넘나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갈레노에이 감독은 “이동 문제와 일부 축구협회 관계자의 미국 비자 발급 거부가 대표팀 준비에 영향을 미쳤다”고 토로했다.
이란 대표팀이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날 경기장 인근에서는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도 열렸다. 이란계 미국인 모즈간 라메자니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자국민을 인질처럼 붙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멕시코 티후아나에서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환송 행렬이 이어졌다. 호텔 앞에 모인 팬들은 “팀 멜리(이란 대표팀)”를 연호했고, 일부는 “이란, 당신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멕시코는 당신들과 함께한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기도 했다.
갈레노에이 감독은 정치 논란과 관련해 “선수단은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이란 국내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 이란계 공동체를 대표해 축구를 하러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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