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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단 韓선박 안전확보에 주력…자유항행 기여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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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내 남은 한국 선박 24척 무사통과 지원에 외교력 집중
G7서 자유항행 논의 가능성…군함 파견 등 다국적군 참여 여부 주목
[미 중부사령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 중부사령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다.

정부는 양측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 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더라도 위험 요소가 잔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협 내 한국 선박이 안전하게 빠져나오는 데 일단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합의를 계기로 정부가 검토해온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 기여 방안 논의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 호르무즈 해협 내 韓선박 24척 남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적으로 승인하고, 동시에 미 해군의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즉시 해제할 것을 승인한다"며 "세계의 선박들은 엔진을 가동해서 석유가 흐르도록 하라"고 썼다.

이란 측도 종전 양해각서 서명식이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린다고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로 올린 SNS 게시글에서 오는 19일 서명이 예정돼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협상이 타결됐다고 해서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될지는 미지수인 만큼, 실제 통항 여건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종전 합의 이후로도 양측의 핵 폐기-제재 해제 관련 추가 협상 과정에서 이란 내 과격 세력 등에 의한 민간 선박 공격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앞서 올해 2월 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한국 선박 26척이 해협 내 갇힌 바 있다.

정부는 이란 당국과 한국 선박 통항 관련 협의를 이어왔으며, 지난달에는 HMM이 운영하는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다.

지난 11일에는 한국 선사가 운용하는 LNG 운반선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는데, 이 선박의 경우 용선주인 카타르에너지가 이란 당국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6시(한국시간) 기준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하고 있는 한국 선박은 24척, 한국인 선원은 137명이다. 한국 선박들은 해수부 안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다.

정부는 해협 내 안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한국 선박과 선원 안전확보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관련 국제 규범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에 대한 자유로운 항행·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선박의 안전, 통항과 관련해서는 이란과도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고, 미국 등 유관국과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군 자산 투입 가능성 커지나…기뢰 제거 등 과제

아울러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면서 미국이 제안한 다국적 연합체 '해양 자유 연합'(Maritime Freedom Construct·MFC)이나 종전 이후를 전제로 한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군 구상 등에 대해 참여 여부 및 방식을 검토해 왔다.

다만 사실상 전시 상태인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 자산을 투입하는 것은 국군 장병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이란과 외교관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내 긴장 상태가 완화됨에 따라 정부가 검토해온 호르무즈 해협 '단계적 기여' 방안 검토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이 동맹국에 꾸준히 요구했던 군함 파견 등 군사적 자산 투입은 한국 정부가 종전 이후 상황을 전제로 검토해온 최후 단계의 기여 방안이었는데, 이 문제에서도 진전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당장 오는 15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군사적 기여에 대한 정상급 논의가 있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 제거를 포함해 이란전쟁 종료 시 이뤄질 후속 조치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 이번 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기여 압박을 다시 한번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2천㎞ 떨어진 아덴만 해역에는 한국군 소속 해외파병 부대인 청해부대가 해적 퇴치 등 임무를 수행 중이다.

지난달 청해부대 48진으로 출항한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왕건함(DDH-Ⅱ, 4천400t)이 최근 47진 대조영함과 임무를 교대하고 작전해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이 될 경우 지리적으로 그나마 가까운 청해부대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되기 위해선 종전 후에도 여전히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를 위해선 이란군이 심어 놓은 기뢰 제거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한국 해군도 기뢰탐색 작전을 수행하는 소해함 12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리적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너무 멀어 한국 소해함 파견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소해함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가려면 약 3∼4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국제사회의 공조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아직 변화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제법과 국제 해상로 안전, 한미동맹 및 한반도 안보 상황, 국내법 절차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운데 관계부처와 현실적 기여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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