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및 비핵화 관련 합의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변수로 떠올랐다. 자신의 80세 생일인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합의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날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인근 공격을 비판하면서 모든 당사자의 자제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오늘 아침 베이루트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우리가 이란과의 평화 합의에 매우 가까워진 특별한 날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80세 생일이기도 한 이날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것이라고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란은 MOU 체결이 임박한 것은 맞지만, 체결 날짜는 미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자국 영공에 무인기(드론) 3기를 들여보냈다는 이유로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교외에 위치한 헤즈볼라 표적을 겨냥해 공습을 감행했다. 이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레바논 언론에 보도됐다.
이날 이란과의 MOU 체결을 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행동을 즉각 비판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이스라엘은 위협에 맞서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그것(이스라엘)이 대응한 공격은 매우 작고 의미 없는 것이었다. 다친 사람도 없다”며 “이 중요한 절차(미국-이란간 MOU 체결)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레바논을 포함해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올 합의에 매우 가까워져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모든 당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래도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이날 MOU 체결을 꺼려온 이란은 이번 사태를 이유로 MOU 서명을 지연시킬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의 종전 협상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이 자국의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거나, 혹은 그럴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백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묵인하면서 이란에 양보를 압박하는 이른바 ‘역할 분담’ 전술을 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미국이 스스로 맺은 약속을 이행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앞으로의 여정(종전 협상)을 계속 이어가는 것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브라힘 레자에이 이란 의회 외교안보위원회 대변인도 엑스(X)에 “당신들(미국)이 합의나 양해를 원한다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부터 통제해야 한다”며 “‘미친 개’(rabid dog·이스라엘을 의미)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당신들의 다리를 물어뜯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매체 액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인근 공습과 이란의 보복 위협에도 종전 MOU를 위한 미국과 이란 간 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이 흔들렸다. 그것(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서명을 몇 시간 지연시켰다”며 “지금쯤 서명할 예정이었는데 지금부터 몇 시간 뒤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협상이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었지만, 종전 합의 서명이 여전히 이날 중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선 “왜 빌어먹을 공격을 해야만 했나. 정말 화가 났다”며 “우리가 서명하기 한 시간 전이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망할 판단력이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가 중재국으로서 남은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 위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를 위해 현재 카타르 대표단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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