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마크롱 “두 나라 신념 동일해”
G7 정상회의 앞두고 일치단결 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겨냥해 ‘미국의 51번째 주(州)’라는 공격적 언사를 다시 꺼내든 가운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프랑스로 달려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트럼프에 맞서기 위해 유럽 동맹국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카니는 이날 파리를 방문해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오는 15∼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리 회동을 한 것이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세계를 보는 동일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크롱은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 전쟁’을 언급하며 “현재 국제 질서는 분열돼 있고 우리는 권력 정치(power politics)의 복귀, 공통의 규칙에 대한 도전 그리고 경제적 강압·간섭을 목도하고 있다”는 말로 미국 등 초강대국들의 행태를 규탄했다.
마크롱은 “이 상황에서 우리 두 나라는 동일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투명하고, 강하며, 함께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카니도 “캐나다, 프랑스 그리고 유럽은 앞으로 다가올 세기에 선(善)을 위해 싸울 강력한 세력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카니의 말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이웃 나라 미국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된 만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들과의 관계 심화에 힘을 쏟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트럼프는 2025년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 미국에 불법 이민과 마약, 각종 범죄가 유입되는 경로로 캐나다·미국 경계선을 지목하며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 캐나다 상품에는 일종의 보복 관세도 부과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독립국인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Governor)라고 각각 부르며 영토적 야심까지 드러냈다. 캐나다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한동안 쓰이지 않았던 이 표현이 지난 1일 트럼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다시 등장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공군 조기경보기를 신규로 도입하며 유력한 후보였던 보잉의 E-7 웨지테일 등 미국산 경보기 대신 스웨덴 기업 사브의 ‘글로벌 아이’를 채택한 직후 나왔다. 외신은 캐나다의 결정을 두고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낮추고 EU와의 방위 협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트럼프의 언행은 캐나다의 ‘탈(脫)미국’ 움직임에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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