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논알콜릭’이라더니 알코올 있다?…헷갈리는 제로 음료 읽는 법

입력 :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최근 편의점에서 논알코올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제품 전면에는 ‘제로’, ‘0.0’, ‘논알콜릭’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술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음료로 생각하기 쉽지만, 일부 제품은 뒷면에 ‘에탄올 1% 미만 함유’라고 표시돼 있다. 논알코올 음료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 81억원에서 2024년 704억원으로 커졌다. 10년 새 8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소비가 빨라진 만큼 표시를 둘러싼 혼선도 커졌다.

 

핵심은 ‘알코올이 적으냐’보다 ‘알코올이 있느냐’다.

 

식품 표시 기준상 주류가 아닌 식품에 알코올이 없다는 표현을 쓰려면 ‘무알코올(성인용)’처럼 표시해야 한다. 반대로 알코올 식품이 아니라는 의미의 ‘비알코올’ 또는 ‘논알코올’ 표현을 쓰는 경우에는 ‘에탄올 1% 미만 함유, 성인용’ 문구를 함께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가 가장 헷갈리는 지점도 여기다. ‘비알코올’은 알코올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다. 국내 기준에서는 에탄올이 1% 미만 들어 있어도 비알코올 음료로 분류된다.

 

식약처의 검사 기준도 더 세밀하다. 무알코올 표시는 에탄올 0.001% 미만, 비알코올은 0.001% 이상~1.0% 미만을 기준으로 본다. 숫자로 보면 미량이지만, 임신·건강·종교·운전 등 이유로 알코올을 피해야 하는 소비자에게는 중요한 차이다.

 

매장에서는 법적 용어보다 숫자 표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0.00’을 알코올이 사실상 없는 무알코올 제품에, ‘0.0’을 미량 알코올이 남을 수 있는 비알코올 제품에 쓰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숫자만 보고 모든 제품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최종 확인은 제품 뒷면의 ‘무알코올’ 또는 ‘비알코올’ 표시와 에탄올 함량 문구로 해야 한다.

 

차이는 제조 방식에서도 나온다. 비알코올 맥주형 음료는 일반 맥주와 비슷한 발효 과정을 거친 뒤 알코올을 제거하는 방식이 많다. 이 과정에서 극미량의 알코올이 남을 수 있다. 반면 무알코올 제품은 발효로 알코올을 만들기보다 맥주 향과 탄산감을 더한 음료에 가까운 방식으로 제조되는 경우가 많다.

 

맛의 차이도 여기서 갈린다. 실제 맥주 맛에 가까울수록 발효 공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미량 알코올이 남을 여지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맛이 맥주 같다’는 장점과 ‘완전 무알코올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문제는 표시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품 전면에는 ‘제로’, ‘0.0’, ‘논알콜릭’ 같은 문구가 크게 들어간다. 반면 실제 알코올 함량이나 ‘에탄올 1% 미만 함유’ 문구는 측면이나 후면에 작게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냉장고 앞에서 몇 초 만에 제품을 고르는 현실을 고려하면 오인 가능성이 남는다.

 

특히 ‘제로’라는 단어는 이미 설탕·칼로리·카페인 시장에서 ‘없다’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논알코올 음료에서도 같은 단어가 쓰이면서, 일부 소비자는 알코올도 완전히 없다고 받아들이기 쉽다.

 

업계의 표기 전략도 제각각이다. 일부 제품은 ‘0.0’을 전면에 내세우고 후면에 비알코올 음료 표시를 넣는다. 또 다른 제품은 ‘0.00’과 ‘무알코올’을 함께 강조한다. 제품명에는 논알콜릭이 들어가지만, 세부 라인에 따라 무알코올과 비알코올이 나뉘는 사례도 있다.

 

논알코올 음료가 나쁜 선택이라는 뜻은 아니다. 술자리에서 음주량을 줄이거나, 맥주 맛은 즐기되 도수를 낮추려는 소비자에게는 분명한 대안이다. 회식·모임·운동 후 리프레시 같은 일상 수요가 늘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제로’라는 말만 믿고 고르면 안 된다.

 

알코올을 완전히 피해야 한다면 전면 숫자보다 뒷면 표시를 먼저 봐야 한다. ‘무알코올(성인용)’인지, ‘비알코올(에탄올 1% 미만 함유, 성인용)’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논알콜릭’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에탄올 함량 문구까지 같이 읽어야 한다.

 

표시 논란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빠르게 커졌지만, 소비자가 숫자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0.0’과 ‘0.00’의 차이를 업계 관행에만 맡겨둘 경우, 표시 경쟁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논알코올 음료는 술을 줄이려는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넓혀준 제품군”이라면서도 “임신부나 운전자처럼 알코올 섭취를 엄격히 피해야 하는 소비자라면 제품명보다 실제 표시사항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포토

권은비, 붉은 티셔츠 응원룩
  • 권은비, 붉은 티셔츠 응원룩
  • 송혜교, 인형 같은 미모
  • 제니, 개미 허리 드러낸 파격 무대의상
  • 신민아, 보석보다 빛나는 비주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