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계엄 명분 위해 北 도발 유도”
헌정사에 큰 오점… 대국민 사과 필요
서울중앙지법이 12일 평양 무인기(드론) 작전과 관련해 일반 이적(利敵) 및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구형량과 똑같이 선고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징역 30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겐 징역 15년이 각각 선고됐다. 비록 1심이긴 하지만 국가 보위 책무를 지닌 국군 통수권자와 군 지휘부가 ‘적을 이롭게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니,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24년 10월 북한 당국은 “한국에서 보낸 무인기가 심야에 평양에 침투해 상공에 삐라를 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가 주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 행위이며 중대한 군사·정치적 도발”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방부는 평양 드론 비행이 실제로 있었는지에 관해선 함구했다. 다만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다수 국민은 북한의 이른바 ‘오물 풍선’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밀 작전이 이뤄진 것 아닌가 추정했다.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도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 이가 많았다. 그로부터 약 2개월 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해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했다’는 특검팀 수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북한을 자극해 도발 등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국가 안보 위기 상황을 조성하기로 했다”며 “대한민국 군사력을 국가 안전 보장이나 국토 방위와는 무관한 사적 목적에 사용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한 여소야대 정국 타개를 위해 계엄군을 국회로 보내 야당 의원들 체포를 시도한 행위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런 무모한 인사에게 국군통수권을 맡겼다니 모골이 송연해진 국민이 많을 법하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영원히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심 선고 후 “북한의 오물 풍선 공격에 대한 정당한 군사 작전이었다”며 “특검의 수사·기소 및 재판이야말로 이적 행위”라고 항변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이 괘씸하긴 해도 드론 작전은 ‘비례적 대응’의 원칙을 한참 넘어선 것이다. 더욱이 우리 국민의 생명·재산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조치였다. 윤 전 대통령의 반성과 대국민 사과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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