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고용둔화로 민생부담 우려
정부가 수출 호조와 소비·기업심리 개선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물가 압력, 고용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KDI·OECD 등 韓성장률 상향…정부도 “경기 회복 흐름 지속”
재정경제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호조, 소비·기업심리 개선 등 경기 회복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경부는 3월부터 석 달 연속 사용했던 ‘경기 하방위험’이란 표현을 이달 뺐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KDI는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 올린 2.5%로 제시했다. OECD는 이달 ‘세계경제전망’에서 지난 3월 전망치와 비교해 0.9%포인트 상향한 2.6%로 예상했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폭이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6.9포인트(p) 상승한 106.1을 기록했고, 백화점 카드 승인액도 17.1% 증가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5월 수출은 컴퓨터(290.7%)와 반도체(169.4%) 등이 큰 폭으로 늘며 전년과 비교해 53.2% 증가했다.
다만, 재경부는 “중동 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고용 둔화’라는 표현은 비상계엄 여파가 있던 작년 1월호 이후 처음 쓰였다.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91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해 비상계엄 사태와 정부 일자리사업이 종료된 영향을 받은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1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5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오르며 전월(2.6%)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중동 전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석유류 물가는 24.2% 급등했다. 근원물가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5% 상승해 전월(2.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환율에 대해 “이론적으로 수입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가 상승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물가 상승에는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성장률 2.4%로 하향…중동발 불확실성은 여전
우리경제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가 중동전쟁과 무역정책 불확실성 등 성장 하방요인을 품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인이다. 세계은행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6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지난해 예상한 올해 성장률인 2.9%에서 0.5%포인트 낮췄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에서 하방요인의 영향이 상방요인보다 클 것으로 평가했다. 중동 교전 재개, 해협 봉쇄 장기화, 무역정책 불확실성, 통화 긴축, 기후재해 등이 실현될 경우 성장률이 추가로 0.4~0.8%포인트 하락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유로존의 경우 연초의 견조한 경기에도 천연가스·원유에 대한 높은 수입의존도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을 크게 받아 성장이 저하되고, 일본 역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지난해 대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원유 등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높아 유로존·일본과 같은 하방요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재경부도 이달 그린북에서 “글로벌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중동전쟁 영향으로 국제 금융시장 및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공급망 차질, 물가상승 압력 확대 및 성장세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하면서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 신속 집행, 주요품목 수급관리 및 물가 등 민생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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