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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패배 후폭풍… 여야 모두 흔든 지도부 책임론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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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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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허정호 선임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허정호 선임기자

①정청래 “국민 영원하고 정권 짧아” 김용 “장동혁인줄”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정청래 대표의 발언에 대해 11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정치적 레토릭(수사) 아닌가 했는데 우리 당대표 입에서 나왔다”며 “정말 대단한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부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6·3 지방선거를 여당의 패배로 규정하고 정 대표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 대표가 자신의 열성 지지자들이 이용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을 두고선 “여당 대표로서 정식으로 메시지를 내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김 전 부원장은 정 대표의 대표직 연임 가능성에 대해선 “당연히 정치인으로서 (도전)할 수 있다”면서도 “정말 진정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시장 탈환 실패 및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다수의 기초지자체장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정청래 지도부’의 선거 전략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하면서다. 선거 기간 민주당 소속 후보들을 지원했던 김 전 부원장은 8월1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②“지도부 모두 사퇴하자” vs “철없는 소리”

 

6·3 지방선거 책임론이 거세지며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 장동혁 대표에 대한 퇴진 요구가 나오며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선거 패배 책임으로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자, 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철없는 소리”라고 반발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우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며 “지도부에 정식으로 제안한다. 우리 모두 사퇴했으면 좋겠다. 다음 지도부를 위해 미래를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도부의 임기는 원래 내년 8월까지인데, 그다음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은 8개월밖에 없다. 다음 지도부가 총선을 준비하기 굉장히 어렵다”며 “다음 지도부가 잘 들어와서 총선을 잘 준비할 수 있게 우리 지도부는 다음 지도부를 위한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동혁 대표를 좋아하는 당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차라리 다시 전당대회를 열어서 재선거를 통해 다시 출마해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표가 재신임을 통해 거취를 결단하라는 취지다.

 

이에 당권파는 즉각 반발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하는 건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숙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우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뇨”라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조 최고위원은 “논쟁은 이따가 조용히 하자”며 설전을 일단락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왜 비공개회의에 단 한 번도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 분들이 당이 아니라 계파를 위해 뛰려고 하나”라며 “의원들은 국민이 뽑아줬으면 국민을 위해 일하라. 지도부는 당원이 뽑아줬으면 당원을 위해 일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날렸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뉴시스
한동훈 무소속 의원. 뉴시스

③한동훈 “함께 가고싶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11일 국민의힘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 당선에 “보수를 재건하고 대한민국 균형추를 바로잡자는 생각에 공감하는 모든 분과 함께 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원내대표가 한 의원이 복당 의사를 밝히면 숙고해보겠다고 했는데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보수재건은 미래를 향한 것이지, 과거에 누가 잘못했다는 것을 가려내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정 원내대표께 축하 난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 “보수 정치를 우습게 만들고 있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장 대표가 자신의 거취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분이 없으면 더 집중될 수 있다. 그분이 있으니까 제대로 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며 “자기 연명을 위해서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올라타는 것으로 청년과 국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담을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수는 재건돼야 하는데, 그 보수 재건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것이 장 대표다.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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