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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의식’ 가질 수 있을까…“과학적 판단 기준 재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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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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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몬트리올대·뉴욕대 연구팀, AI 의식 연구의 한계·과제 제시
“의식 유무에 집중하는 한계서 벗어나 연구 방식 타당성 검토해야”

“인공지능(AI)도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최근 AI를 비롯해 동물, 태아,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등 다양한 존재가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러한 주장에 대한 과학적 판단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공지능(AI)이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들의 과학적 근거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연구가 발표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
인공지능(AI)이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들의 과학적 근거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연구가 발표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하콴 라우 연구단장, 캐나다 몬트리올대 빈센트 타셰로-뒤무셸 교수, 미국 뉴욕대 조세프 르두 명예교수 공동연구팀은 이 같이 밝히며 현 의식 연구의 방법론적 한계를 지적하고, 의식 연구를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안했다.

 

최근 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가운데 ‘AI도 의식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학계와 산업계, 언론 전반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일부 AI 기업과 연구자들은 최신 AI 모델이 주관적 경험을 느낄 수 있는 능력(감응성)을 지닐 가능성을 거론하며 AI의 권리와 복지 문제까지 논의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논쟁은 AI에만 국한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뉴욕 동물 의식 선언’(New York Declaration on Animal Consciousness)은 동물들도 의식적 경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또 태아의 의식이 언제 시작되는지, 실험실에서 배양된 뇌 오가노이드가 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동물 복지, AI 윤리, 생명윤리와 맞닿아 있으며 특정 존재가 의식을 가진다면 이를 도덕적 고려의 대상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어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식 연구에서 사용되는 많은 실험 방법들이 ‘의식적 경험’과 ‘일반적인 지각·인지 처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방법론적 한계에 주목하며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이 같은 한계가 동물·AI·태아·오가노이드 등 다양한 대상의 의식 여부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일관된 기준의 적용을 어렵게 하고, 상충된 결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의식 연구에서 '지각'과 '의식적 경험'이 혼동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의식 연구에서 '지각'과 '의식적 경험'이 혼동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은 현재 의식 연구가 인간과 유사한 행동 반응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동물의 의식을 추론하는 등, 충분한 실험적 검증 없이 강한 주장이 제기됐던 과거의 문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경심리학적 임상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차 시각피질의 손상으로 시각 자극에 대한 의식적 경험이 사라진 상태를 뜻하는 ‘맹시’ 환자와, 뇌 손상 이후 한쪽 공간에 있는 대상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반측 무시’ 환자를 제시했다.

 

맹시 환자와 반측 무시 환자는 모두 손상된 쪽 시야 대상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자극이나 장애물이 이후 행동이나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의식적 경험과 정보 처리가 서로 분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두 과정을 구분해 연구할 중요한 단서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교신저자 하콴 라우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단장은 “이번 연구의 목적은 특정 대상의 의식을 가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주장들이 어떤 과학적 근거 위에서 도출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기존 연구들이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답을 내는 데 집중해 왔다면, 이번 연구는 그 답이 도출되는 방식 자체가 타당한지를 다시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우 단장은 “현재 의식 연구의 많은 이론들이 다양한 실험 결과로 지지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결과가 실제로는 의식 자체가 아니라 일반적인 정보 처리를 반영한 것일 수 있어, 이론들이 의식을 설명한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떤 존재가 의식을 가지는지에 대한 논의가 윤리적·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가지는 만큼, 그 판단의 근거가 되는 과학은 더 엄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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