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책임론 제기하며 긴밀한 협력 촉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전월세 시장 인식과 부동산 정책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중앙정부인 국토교통부가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내고 정면 반박했다. 현재 수도권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진짜 원인은 과거 건설 경기 악화에 따른 주택 착공 감소이며, 임대차 시장의 인구 구조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정부 책임을 묻는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 PF 위기와 공사비 급등이 부른 입주 물량 가뭄
11일 국토교통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의 전월세 가격 상승 현상이 지난 2022년부터 2024년 사이에 발생한 주택 착공 감소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시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반등으로 건설 공사비가 크게 뛰면서 전반적인 주택 착공이 위축됐다. 당시 발생한 착공 감소가 시차를 두고 현재의 입주 물량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과거 10년 평균 4만 호 수준이었으나 2023년 2만7000호, 2024년 2만2000호, 2025년 2만7000호로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여파로 2026년에는 2.7만 호, 2027년에는 1.7만 호 수준까지 입주 물량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수도권 역시 상황은 비슷하여 10년 평균 18.5만 호에 달하던 착공 물량이 2023년 10.8만 호까지 주저앉았으며 이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의 공급 가뭄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 전세의 월세화는 1인 가구 증가와 시장 구조 변화 결과
오 시장이 SNS를 통해 “전세소멸이 정상화라는 李, 정책참사… ‘주거사다리’ 무너져”라고 언급하며 정부의 기조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정면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현상은 특정 정책의 실패라기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라는 설명이다.
학계와 주요 연구기관의 분석을 종합하면 1인 가구 비율의 지속적인 증가와 과거 시장을 흔들었던 전세사기 여파가 맞물리면서 임차인들이 자연스럽게 월세를 선호하게 되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월세 거래량 비중은 2020년 35.3%에서 2025년 47.2%로 늘어났으며 빌라나 다세대 등 비아파트 부문은 2020년 42.8%에서 2025년 73.5%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국토부 “인허가권 쥔 서울시의 책임 전가 유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책임 공방도 격화하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재개발과 재건축을 포함한 주택공급 인허가권 등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전후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의 가격 상승 원인을 중앙정부의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과거의 주택착공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공급 대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7일 출범 직후 향후 5년간 수도권 135만 호 착공 계획을 담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1월 29일에는 도심 내 6만 호 공급계획을 포함한 대책을 내놓았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공급 속도를 높이고 국가 정책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하는 등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 수도권 매입임대 무제한 공급과 전세사기 방지 총력
민간 비아파트 부문의 공급 부진을 보완하기 위한 단기 대책도 가동 중이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5월 22일과 5월 26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규제지역 내 신축 매입임대 무제한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수도권에 9만 호를 공급하고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규제를 개선해 오는 2030년까지 총 11만 호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전세를 악용한 무분별한 갭투기를 막고 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강화했다고 전했다. 임차인이 계약 체결 전에 위험 요인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의 컨설팅 기능을 확대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주택공급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정책을 보완하고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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