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등 10여명 피의자로 적시
선거법 위반·직무유기·횡령 혐의
투표 방해·영향력 행사 규명 초점
내부 의사결정 과정도 집중 조사
윗선 강행 지시 여부 들여다볼 듯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11일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향후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합수본 수사의 성패가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고의성’ 여부를 입증하는 데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태 8일 만에야 강제수사
합수본은 이날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송파구·강남구·서초구·광진구·동작구선관위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주체’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지만, 영장 신청 전부터 합수본 측과 협의가 있었고 현장에도 합수본 검사 3명과 수사관 등 10여명이 투입됐다.
김태훈 합수본부장(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은 통화에서 “관련 증거자료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 일단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청 광수대를 통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라며 “합수본 수사 준비를 마치는 대로 이번에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경이 합수본을 꾸리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는 8일 만이다. 압수수색영장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각 지역선관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10여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직무유기 등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아울러 영장에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용지 축소 인쇄로 예산을 빼돌렸다는 등 의혹이 규명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한 시민단체는 지방선거 다음날인 4일 경찰에 직무유기와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 고발장을 냈다.
◆직무유기? 공직선거법 위반?
합수본 수사의 초점은 피의자들의 공직선거법 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와 237조(선거의 자유방해죄) 위반 여부, 직무유기로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선관위 관계자들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위계 등을 이용해 선거의 자유를 방해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결국 관건은 공무원이 어떤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거나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려 했는지 여부”라며 “그런 의도가 드러난다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직무유기 혐의는 투표용지 부족 등 관리 부실이 의도적으로 이뤄진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단순한 행정착오나 직무태만으로 투표용지를 적게 배급하는 등의 부실 관리가 이뤄졌다면 직무유기 혐의로 처벌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합수본 수사는) 선관위 내부 규정이나 매뉴얼이 없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내부적으로 정책 결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의사결정자들이 강행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현재로선 선관위 관계자들의 단순 실수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면서도 “이번 지방선거 때 선관위가 지역·투표소마다 투표용지 인쇄 기준이나 배치한 용지 양이 다르고 심지어는 개표 결과를 이중 입력해서 문제가 되지 않았나. 그런 부분들은 혐의 성립 여부와 별개로 어떤 비판을 받아도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AI 글라스 커닝](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0/128/20260610518506.jpg
)
![[세계포럼] 총포탄은 善人·惡人 구분 안 한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25/128/20260225519433.jpg
)
![[세계타워] 부동산은 산수가 아니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15/128/20260415524715.jpg
)
![[김형배의공정과효율] ‘AI 의사’ 표시 의무화, 공염불 될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0/128/20260610518373.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