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자산관리 부문 이원화
윤병운 대표 최종명단 포함 안돼
각자대표 후보자 모두 내부 출신
다음주 이사회서 최종 후보 결정
4개월간 표류 수장 인선 마무리
세대교체로 새로운 리더십 기대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되며 연임이 불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2명의 최종 후보가 공동(각자)대표로 추천돼 향후 NH투자증권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4개월간 표류하던 차기 수장 인선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각자대표’ 체제로의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저녁 늦게까지 회의를 열고 차기 각자대표 후보 2명을 최종 선정했다. 당초 연임 가능성이 높았던 윤 대표는 쇼트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추위가 선정한 공동대표 후보 2명은 모두 내부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내부 발탁을 통해 사업 부문별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살리는 한편, 농협중앙회의 인사 개입 및 외부 인사 영입에 따른 안팎의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 측이 과거 인사 파동을 의식해 인사에 관여한다는 빌미를 주지 않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추위가 이날 확정한 후보자 명단을 이사회에 통보하면, 일주일의 사전 통보 기간을 거쳐 이르면 다음주 중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임시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수장 선임을 최종 매듭짓는 수순이다.
당초 윤 대표는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의 제안으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증권사 수익의 균형 성장을 위해 부진한 WM 부문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윤 대표가 IB 부문을 맡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만 두 건의 미공개정보이용 혐의 사건이 발생하며 내부통제에 실패한 것이 윤 대표 연임 무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NH투자증권은 2014년 12월 출범 이후 10년 넘게 유지해온 단독 대표체제에서 공동(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앞서 NH투자증권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를 확정하려 했으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제외되면서 4개월 가까이 인선이 표류해 왔다. 인선 절차가 길어지는 동안 내부에서는 인사권 행사와 관련한 이견이 표면화하기도 했다. 최근 윤 대표가 차기 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부문 이모 대표를 전격 보직 해임한 것을 두고 이 대표 측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내고 반발한 것이다. 다만 회사 측은 기금 운용권 상실에 따른 정당한 경영적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 측의 인선 조율 과정에서도 관련 규정 적용을 두고 안팎으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차기 수장으로 배경주 전 자산관리전략총괄 전무 등 퇴직 임원이 후보군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농협이 지난 3월 신설한 ‘퇴직 후 1년 경과자 임원 선임 제한’ 인사혁신안에 따라 애초 인선 논의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2023년 정영채 전 대표 후임 선임 당시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가 대립한 상황의 연장선으로도 보고 있다. 당시 금융당국까지 나선 끝에 윤 대표가 선임됐지만, 결국 연임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반면 범농협과 어느 정도 코드를 맞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선이 늦어질수록 잡음만 커지고 조직이 어수선해지는데, 범농협 체질 개선 기조에 맞춰 실력이 검증된 후배 경영진을 전면 배치하는 것도 조직의 미래를 위해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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