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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식용 금지 8개월 남아…갈 곳 잃은 식용견 46만6000마리 운명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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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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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남은 개사육장 272곳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내년 2월 ‘개 식용 금지법’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전국 사육 농가 82%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등록된 식용견 46만6000마리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부분 대형 성견인 데다 국내 입양 시장의 소형견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대규모 안락사 논란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육 농가 82% 폐업 완료…272곳은 운영 중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개 사육 농장 1537곳 중 약 82%인 1265곳이 폐업을 마쳤다. 272곳은 여전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은 2024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동물권 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종식을 강력히 주장한 점이 정치적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하며 ‘김건희 법’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농식품부는 올여름 폐업 및 미폐업 농가를 대상으로 하절기 특별점검에 착수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이장단협의회, 주민 제보를 연계한 상시 감시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지원금 수령 후 몰래 사육을 재개하거나 신규 입식을 시도하는 농가에는 지원금 환수와 행정처분을 강력히 추진한다.

 

오는 9월 이후에는 이행계획 미준수 농가에 시설 폐쇄 명령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46만6000마리 잔여견 보호 숙제…입양 현실은 막막, 안락사 위기

 

더 큰 과제는 남은 개들의 보호다. 현재 당국에 등록된 식용견은 약 46만6000마리에 달한다.

 

정부는 이들을 입양하거나 동물보호법에 따라 보호 및 관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식용견 대부분은 덩치가 큰 대형견 성체여서 일반 가정 분양이 극히 어렵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철저히 소형견 위주로 형성되어 있으며, 기존 동물보호시설 역시 포화 상태다. 해외 입양 또한 막대한 검역 및 운송비용, 현지 수용 여건 등의 한계로 대안이 되기 어렵다.

 

결국 46만6000마리를 수용하려면 대규모 부지 확보는 물론 사료비, 의료비, 인력 운영비 등 천문학적인 재정이 필요하다.

 

영국이나 대만 등 앞서 식용견 문제를 겪은 국가들에서도 정부 주도의 장기적 재정 투입 계획이 부재할 경우, 결국 안락사 급증으로 이어졌던 뼈아픈 선례가 있다.

 

◆ 생계를 잃은 고령 농가의 반발…촘촘한 전업 지원 절실

 

동물보호 단체들은 법 시행을 크게 반기지만, 농가와 관련 업계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수십 년간 개 사육에만 종사해 온 60~70대 고령 농가들은 “당장 다른 생업을 찾으라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전업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법 전면 시행까지 남은 기간은 불과 8개월 남짓이다. 잔여견 46만6000마리의 생존 문제와 농가 생계 대책을 아우르는 정교한 종합 로드맵이 필요해 보인다.

 

◆ 급변하는 국민 인식…제도적 공백 메울 골든타임

 

개 식용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확고한 전환점을 돌았다.

 

최근 각종 통계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가 개고기를 소비하지 않으며, 향후 섭취 의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으로서의 명맥은 사실상 소멸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러나 인식의 변화가 행정적 완결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법 시행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면, 결국 46만6000마리의 생명이 제도적 미비의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

 

한편 개 식용 종식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낸 해외 국가에서는 민관 협력을 통한 ‘단계적 보호소 전환(Transition Shelters)’ 모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기존 보호소에 밀어넣는 방식이 아니라, 폐업한 개 농장 시설 자체를 지자체 지원을 통해 임시 보호소로 개조하고 기존 농장주를 보호소 관리 인력으로 고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농가의 생계 전환과 대규모 동물 보호 공간 확보를 동시에 해결하는 접근법으로, 막대한 신규 부지 매입 예산을 절감하고 농가와의 물리적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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