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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독제 바른 손으로 영수증 만졌다간”…BPA 노출 ‘최대 100배’ 늘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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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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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영수증·일부 택배 송장도 ‘감열지’
손소독제·핸드크림 바른 직후 접촉 주의
전자영수증 활용, 종이 만진 뒤 손 씻기

“손소독제 바른 손으로 영수증 만졌다간…”

 

손소독제나 핸드크림을 바른 직후 감열지 영수증을 만질 경우 비스페놀A(BPA) 노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자영수증을 활용하고 영수증이나 택배 송장을 만진 뒤 손을 씻는 습관이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AI 생성 이미지
손소독제나 핸드크림을 바른 직후 감열지 영수증을 만질 경우 비스페놀A(BPA) 노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자영수증을 활용하고 영수증이나 택배 송장을 만진 뒤 손을 씻는 습관이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AI 생성 이미지

마트 계산대에서 영수증을 받고, 집에 와서는 택배 송장을 떼어낸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일이다. 마른 손으로 잠깐 만지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손소독제를 바른 직후, 또는 핸드크림이 남아 있는 손으로 감열지를 만질 때다. 영수증과 일부 택배 송장에 쓰이는 감열지에는 비스페놀A(BPA)나 비스페놀S(BPS) 같은 비스페놀계 물질이 들어 있을 수 있다.

 

10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와 한국통합물류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택배 물량은 64억1773만개로, 전년보다 7.75% 늘었다. 택배 송장에 마트 영수증, 주차권, 은행 번호표까지 더하면 감열지를 손으로 접하는 일은 일상 곳곳에 있다.

 

감열지는 열을 받으면 글자가 나타나는 특수 종이다. 잉크 대신 종이 표면의 화학물질이 열에 반응해 글자가 표시된다. 과거에는 발색 현색제로 BPA가 널리 사용됐으며, 최근에는 BPA를 대체한 BPS 등이 쓰이는 제품도 많다.

 

BPA를 쓰지 않은 제품도 늘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하기는 어렵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국내 관공서·병원·은행·프랜차이즈 등에서 발행한 영수증 51개를 분석한 결과, 44개(86.3%)에서 BPA 또는 BPS가 검출됐다. BPA 사용은 줄었지만 구조가 비슷한 BPS 검출이 늘어난 것이다.

 

◆핸드크림 바른 손이 더 취약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순간은 손에 알코올 성분이나 유분기가 남아 있을 때다. 손소독제를 사용한 직후, 핸드크림을 바른 뒤가 대표적이다.

 

국제학술지 PLOS ONE에 실린 연구는 손소독제를 쓴 직후 감열지 영수증을 만지는 상황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일부 손소독제와 스킨케어 제품에 피부 침투를 돕는 성분이 들어 있어 BPA 같은 지용성 물질의 피부 흡수를 최대 100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흡수는 짧은 접촉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같은 연구에서 손소독제를 쓴 뒤 감열지 영수증을 잡았을 때 BPA가 손으로 옮겨졌다. 이후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는 과정에서 체내 노출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수증 한 장을 받는다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손소독제나 핸드크림을 바른 직후 영수증이나 택배 송장 같은 감열지를 자주 만지는 습관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복해서 만지는 직업군은 더 신경 써야

 

일반 소비자는 감열지를 잠깐 만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계산원, 매장 직원, 물류 종사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영수증이나 송장을 접한다. 노출 관리가 더 필요한 쪽은 이런 직업군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이 마트 계산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이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감열지 영수증을 맨손으로 취급했을 때 소변 내 BPA 농도가 업무 전 0.45ng/mL에서 업무 후 0.92ng/mL로 약 2배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장갑을 착용한 경우에는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비스페놀류는 내분비계 교란 우려 물질로 분류된다. 체내에서 호르몬 작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생식 기능과 성장, 신경 발달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수증 한 장을 받았다고 건강 이상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계산원이나 물류 종사자처럼 감열지를 반복적으로 만지는 사람이라면 노출을 줄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손소독제나 핸드크림을 바른 직후에는 감열지를 오래 잡고 있지 않는 편이 좋다”며 “영수증이나 송장을 정리한 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노출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영수증이 가장 간단한 예방법

 

생활 속 예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종이 영수증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전자영수증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쉽다. 종이 사용을 줄이면서 감열지 접촉도 함께 줄일 수 있다.

 

종이 영수증을 받아야 한다면 오래 쥐고 있지 않는 편이 낫다. 지갑이나 주머니에 마구 넣어두기보다 따로 보관하고, 영수증이나 송장을 만진 뒤 음식을 먹기 전에는 손을 씻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손소독제나 핸드크림을 바른 직후라면 더 조심하면 된다. 영수증을 손끝으로 짧게 받고, 필요 없으면 전자영수증으로 돌리는 정도면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줄일 수 있는 노출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전자영수증을 활용하고 감열지를 만진 뒤 손을 씻는 습관만으로도 노출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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