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장원
“이 길로 이끌어준 선친께 감사”
국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5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 장원에 오른 정보권(33·서울) 명창은 9일 수상 소감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대회를 통해 비로소 만족스러운 소리를 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정 명창은 전날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이 대회 판소리 명창부 본선 무대에서 판소리 심청가 중 ‘타루비’ 대목을 애절하면서도 깊이 있는 소리로 풀어내 대통령상과 함께 상금 8000만원의 영예를 안았다. 타루비 대목은 심봉사가 인당수에 빠진 딸 심청을 그리워하는 장면으로, 심청가 가운데서도 높은 기량과 섬세한 감정 표현을 요구하는 난곡으로 꼽힌다.
정 명창은 “스승님 소리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대목으로 연습은 많이 했지만 소리가 제 뜻대로 나오지 않아 지금까지 어떤 공연에서도 부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놓으며 “이제야 비로소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충남 금산 출신인 그는 11세 때 부모를 따라 찾은 금산문화원에서 처음 판소리를 접했다. 이후 전북도 무형유산 판소리 보유자인 송재영 명창을 사사하며 소리꾼의 길에 들어섰고 전주예술고등학교 국악과와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를 졸업한 뒤 창극과 음악극 무대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3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감사를 전했다. 정 명창은 “어릴 때 사물놀이와 판소리를 함께 했는데 아버지가 ‘소리를 안 할 거면 공부시킬 것’이라고 하시면서 제 진로를 확실히 정해주셨다”며 “제가 소리하는 영상과 공연을 단 하나도 빠짐없이 챙겨보셨던 분”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소리꾼의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초심을 되찾았다는 소감도 밝혔다. 동초제 판소리 계승자인 그는 “예선을 준비하면서 ‘언제 이렇게 소리를 치열하게 했었나’ 스스로 돌아보게 됐다”며 “장원을 계기로 더 깊고 멋진 소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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