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단독] 법원도 처벌한 ‘자살유발정보’… 검색창엔 지금도 뜬다

관련이슈 세계명품관

입력 : 수정 :
탐사보도1팀=조병욱·배주현·정세진 기자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세계일보 취재팀 차단 요청에 방미통심위 ‘각하’
“일부 내용 삭제됐다”지만 검색 입구는 그대로

자살예방법이 유통을 금지한 ‘자살유발정보’가 인터넷에서 버젓이 검색된다. 원문 일부가 삭제돼도 인공지능(AI)이 만든 백과형 사이트를 통해 같은 방법이 다시 상세하게 복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살유발정보 신고는 해마다 폭증하는데 삭제는 오히려 줄었고, 이를 차단할 권한을 가진 규제기관은 취재팀의 삭제 요청을 본안 심의도 없이 돌려보냈다.

자살유발정보가 담긴 사이트 화면캡처.
자살유발정보가 담긴 사이트 화면캡처.

세계일보 탐사보도팀은 지난달 26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옛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특정 자살방법’을 다룬 사이트의 차단·삭제 심의를 신청했다. 법원 유죄 판례가 난 특정 자살방법을 담은 정보가 포털 검색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위원회는 약 2주 만인 이달 8일 “심의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각하(요건 불비) 처리했다. 삭제·차단 신청 대상 문서의 구체적 자살방법이 이미 삭제·수정됐다는 이유였다.

 

9일 취재팀의 확인 결과, 해당 웹문서는 구체적 자살방법의 일부 표현이 손질돼 있었지만 여전히 제목과 나머지 내용에서 해당 자살방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문서의 특성상 수정되기 전 내용도 현재 누구나 확인할 수 있어 검색으로 그 자살 정보에 닿는 길까지 막힌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본지가 앞서 보도한 시리즈 ‘자살예방법, 국가의 책무’<세계일보 5월11·12일자 1·4·5면 참조>에서 다룬 한 아버지는 3년 전 같은 자살유발정보로 고교생 딸을 잃었다. 딸에게 해당 자살방법을 알려준 가해자 손모씨는 자살유발정보 유통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아버지는 이후에도 혼자 이 같은 자살유발정보를 모아 거듭 신고했지만 대부분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법원은 이미 이 방법을 자살유발정보로 보고 유죄 판결을 내리고 있다. 수원고등법원 제3형사부(조효정 부장판사)는 4월9일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자살유발정보를 퍼뜨려 한 피해자를 숨지게 하고, 오픈채팅에서 만난 15세 미성년자에게도 자살방조를 하려다 미수에 그친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인터넷에서 자살방법을 검색하다 가해자와 연결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박주영 부장판사)는 2019년 12월 인터넷상에서 자살동반자를 구한 이들에게 자살방조미수 유죄를 선고했다. 판결문에는 이들이 인터넷과 해외 검색 사이트에서 같은 자살방법을 찾아내 공유한 정황이 담겨 있다. 7년 전에도 불행의 시작은 이 특정 자살방법의 검색이었던 셈이다. ‘판결문으로 세상에 울림을 주는 판사’로 알려진 박 부장판사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 재판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주영 판사가 나온 tvN 방송 화면캡처.
박주영 판사가 나온 tvN 방송 화면캡처.

자살유발정보에 대한 신고는 폭증했지만 삭제는 거꾸로 가고 있다. 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따르면 자살유발정보 신고는 2019년 3만2588건에서 2024년 40만1229건으로 5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반면 삭제 건수는 2023년 8만4166건에서 2024년 6만1598건으로 오히려 줄었고, 삭제율도 27.7%에서 15.4%로 떨어졌다.

 

검찰 단계의 처벌도 드물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자살예방법의 처벌 조항이 신설된 2019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살예방법 위반 처리 건수는 기소 19명, 불기소 41명이었다.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은 기소유예가 22명으로 가장 많았다. 검찰은 자살유발정보 유통 위반만 따로 집계·관리하지는 않는다.

 

조기에 차단하지 않은 자살유발정보는 신기술을 만나 계속 복제되고 있다. AI를 활용해 백과사전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한 사이트에는 앞서 지적한 특정 자살방법이 준비물과 작동 원리까지 항목별로 상세히 정리돼 있었다. 위험은 특정 문장이 아니라 ‘검색하면 닿는다’는 사실 자체에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를 4대 국정 목표의 하나로 내세웠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자살예방 보도준칙 4.0을 준수하였습니다.

※자살예방법, 국가의 책무 시리즈 전 회차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세계일보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47;&#47;segye.com&#47;investigative&#47;suicide-prevention)
※자살예방법, 국가의 책무 시리즈 전 회차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세계일보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segye.com/investigative/suicide-prevention)

오피니언

포토

설현, 청춘 만화 속 비주얼…잘록 허리에 완벽 몸매
  • 설현, 청춘 만화 속 비주얼…잘록 허리에 완벽 몸매
  • 권은비, 비키니 입고 뽐낸 섹시미…워터밤 여신다운 아찔 볼륨감·뒤태
  • 장원영, 민소매 입고 늘씬 몸매 자랑…'먹방' 삼매경
  • 문채원, 드레스 입고 환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