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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표소 시위’ 2030 분노… 정치는 아전인수 대신 책임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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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본투표 당일인 지난 3일 밤부터 어제까지 닷새째 이어졌다.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봉쇄한 채 투표함 반출을 막아온 시위대는 소리 높여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20∼30대가 주축인 이들은 주최자 없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식이고, 피켓도 현장에서 직접 만든다. 기성 정치세력을 배제하자며 구호는 ‘재선거’로, 노래는 애국가로, 시위 물품은 태극기로 통일했다. 성조기나 이스라엘 국기를 내려 달라고 요청하는 등 극우 진영의 ‘부정선거론’과도 거리를 뒀다. 집회에 참석한 20대는 본지에 “살면서 처음 하는 시위”라며 “이번 일을 그냥 넘기면 앞으로도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대다수가 국가 시스템의 무능함에 대한 공분으로 참여했다.

어제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개표소 시위 청년들을 향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주권 감수성 부족,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은 반성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이들 청년의 분노는 국민의 신성한 주권행사 권리를 침해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함을 넘어 ‘공정’과 ‘정의’라는 공화국의 가치를 훼손하며 기득권을 누려온 기성세대 전체를 향한 것으로 봐야 한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 2004년 17대 개원 당시 23명(7.7%)이던 40세 미만 국회의원은 22대에선 14명(5.7%·6·3 지방선거 이전 기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국제의회연맹(IPU) 조사에 따르면 150개국 중 139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서울 기초의원 후보 661명 중 20∼30대는 18.1%를 차지, 60대(35.7%)나 50대(24.8%)에 크게 뒤졌다. 구조적으로 청년의 목소리가 입법을 통해 국정에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청년들의 분노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려는 정치권 일각의 행태는 멈춰야 한다. 부정선거론으로 몰아가려는 극우의 ‘숟가락 얹기’도, 진보 진영의 ‘청년 우경화’ 운운도 혐오를 조장하기는 매한가지다. 정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고착화하는 와중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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