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믿을 수 있나’ 의구심도 여전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는 가운데 프랑스 ‘핵우산’의 주가가 쑥쑥 오르는 중이다. 하지만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 수가 러시아는 물론 중국보다도 훨씬 적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남아 있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8일(현지시간) ‘2026년 SIPRI 연감’을 발표했다. SIPRI는 연감에서 올해 1월을 기준으로 핵무기 보유국들이 핵탄두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추정치를 공개했다. 가장 많은 나라는 러시아로 무려 5420기에 이른다. 이어 미국(5042기), 중국(620기), 프랑스(370기), 영국(225기)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5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합법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들이다. 그렇지 않은 국가들 중에서는 인도(190기), 파키스탄(170기), 이스라엘(90기), 북한(60기) 순이라고 SIPRI는 밝혔다.
프랑스의 경우 핵탄두 370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중 거의 4분의 1에 달하는 80기는 퇴역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프랑스 핵탄두 가운데 가용한 것은 290기뿐이다. 러시아와는 아예 견줄 수 없고 중국과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친다.
유럽 국가들이 프랑스의 핵탄두 수에 관심을 갖는 것은 프랑스가 ‘미국을 대신해 우리가 유럽에 핵우산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안보는 유럽 스스로 지켜야 하며 미국의 역할은 제한적’이란 입장이 확고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한 유럽 동맹국들이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며 ‘무임 승차’를 계속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유럽의 대표적 ‘자강론자’로 꼽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월 “유럽 방어를 위해 프랑스의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프랑스 핵우산 참여를 선언했고 최근에는 노르웨이도 동참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 외에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그리스 또한 역시 프랑스 핵우산 밑으로 들어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핵탄두 수는 유럽 국가들 사이에 ‘과연 프랑스 핵우산을 믿을 수 있나’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단순히 핵탄두 숫자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한 군사 전문가는 “핵탄두 수 차이를 떠나 결정적인 핵무기 투사 능력과 파괴력 측면에서 (프랑스·미국 간에) 훨씬 더 큰 차이가 난나”며 “무엇보다 미국의 정찰 감시망이 없다면 (유럽이) 러시아의 핵무기 공격을 막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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