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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모국 슬로베니아에 이스라엘 대사관 개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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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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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정권 교체 후 親이스라엘 노선
양국 정상 “두 나라 관계 새로운 시대 열려”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이스라엘에 가장 적대적이란 평가를 받아 온 슬로베니아가 정권 교체 후 외교 정책을 180도 바꿔 친(親)이스라엘 노선으로 돌아섰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 상주 대사관을 개설키로 했다.

 

발칸 반도에 있는 인구 약 211만명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56) 여사의 모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야네스 얀샤(68) 슬로베니아 총리. 친이스라엘 성향의 얀샤 총리 취임 직후 이스라엘 정부는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 상주 대사관 개설 방침을 밝혔다. SNS 캡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야네스 얀샤(68) 슬로베니아 총리. 친이스라엘 성향의 얀샤 총리 취임 직후 이스라엘 정부는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 상주 대사관 개설 방침을 밝혔다. SNS 캡처

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보면 야네스 얀샤(68) 슬로베니아 신임 총리의 SNS 글이 게시돼 있다. 얀샤는 “(이스라엘 대사관이) 류블랴나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며 “슬로베니아·이스라엘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3차례에 걸쳐 7년간 집권한 얀샤는 지난 3월 총선의 결과로 최근 생애 4번쨰 총리에 취임했다.

 

슬로베니아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에 속했던 6개 구성국 중 하나다. 냉전 시절 공산주의 국가였던 유고 연방이 해체되며 1991년 독립국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그 이듬해인 1992년 슬로베니아를 정식 국가로 인정했고 두 나라는 국교 수립에 합의했다. 다만 슬로베니아가 1994년 이스라엘에 상주 대사관을 개설한 반면 이스라엘은 주(駐)오스트리아 대사로 하여금 주슬로베니아 대사를 겸임케 했다.

 

2004년 슬로베니아는 동유럽의 옛 공산주의 국가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과 함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같은 해 유럽연합(EU) 정식 회원국 지위도 획득했다. 외견상 완전히 서방의 일원으로 편입됐으나 이스라엘과의 관계만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스라엘이 주변 아랍 국가들에 행사한 폭력을 들어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인 목소리가 슬로베니아 국민 사이에 컸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맹방을 자처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왼쪽), 그리고 둘 사이에 낳은 아들 배런 트럼프.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난 멜라니아는 뉴욕에서 모델로 활동하다가 2006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의 아들 배런은 어머니의 모국어인 슬로베니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NS 캡처
이스라엘의 맹방을 자처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왼쪽), 그리고 둘 사이에 낳은 아들 배런 트럼프.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난 멜라니아는 뉴욕에서 모델로 활동하다가 2006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의 아들 배런은 어머니의 모국어인 슬로베니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NS 캡처

202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 지구 전쟁은 슬로베니아 내 반(反)이스라엘 여론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2025년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를 이유로 이스라엘 정부 고위급 인사들 제재를 단행함과 동시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가자 지구에서의 민간인 살해 등을 이유로 네타냐후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슬로베니아 정부는 이를 근거로 네타냐후의 입국을 금지했다.

 

악화한 이스라엘·슬로베니아 관계는 올해 들어서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슬로베니아는 스페인, 아일랜드, 네덜란드, 아이슬란드와 함께 유럽 국가들의 가요 경연 대회인 ‘유로비전 2026’ 행사를 보이콧했다.

 

지난 3월 슬로베니아 총선을 계기로 반전이 이뤄졌다. 얀샤가 이끄는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은 비록 원내 1당이 되는 데 실패했으나 군소 정당들이 난무한 가운데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며 2022년 5월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총리로 뽑혔다. 지난 4일 새 내각의 총리로 취임한 얀샤는 그 직후 정부 청사 등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철거할 것을 명령했다. 친이스라엘 노선 공식화를 표방한 셈이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일 류블랴나에 이스라엘 대사관을 개설한 방침을 밝히며 “과거 정부 시절 수년간 지속돼 온 적대감을 극복하고 양국은 이제 진정한 파트너십 재건, 강화 그리고 심화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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