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최고 8000만원의 실현 손익을 기록하는 토니안의 투자 비결은 화려한 무대 위가 아닌 매일 아침 컴퓨터 앞에 앉아 기업의 재무제표를 뜯어보는 냉철한 루틴에서 시작됐다. 한때 사업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고도 주식 투자 실패로 슈퍼카 3대 값을 날렸던 그는 남의 말만 믿던 뼈아픈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투자의 근거를 찾아 나섰다. 10대의 우상에서 냉정한 투자자로 돌아온 토니안이 긴 세월을 돌아 체득한 자산 관리의 원칙을 들여다봤다.
1996년 H.O.T.로 데뷔한 토니안은 10대들의 우상이었다. 당시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연예인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빛나는 스포트라이트 이면의 일상은 달랐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스타들이 흔히 그렇듯 자산 관리는 소속사나 부모의 몫이었다. 그는 스스로 번 돈의 규모나 경제적 가치를 체감할 겨를이 없었다. 스케줄을 소화하고 무대에 오르는 일 외에 돈에 대해 고민할 틈도 없던 시절이었다.
정상에 섰을 때 그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다 이루고 나니 곁에 사람이 없었다”는 말처럼 당시 그는 약물과 술에 의존하며 스스로를 돌볼 여력이 없었다. 그는 거울을 보며 자해를 하거나 엘리베이터 거울을 깨뜨리는 등 극도의 심리적 불안을 겪었다. 겉으로는 최정상급 아이돌이었으나 내면은 심각하게 균열된 상태였다.
토니안은 아이돌 생활을 정리한 후 사업을 시작했다. 스쿨룩스는 설립 3년 만에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스쿨룩스가 교복 업계 4위까지 진입하는 동안 그는 단순히 얼굴마담에 머물지 않았다. 전국 매장을 발로 뛰며 현장을 챙기는 경영자로 살았다. 당시 신인이던 빅뱅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등 안목도 남달랐다. 이후에도 스쿨스토어, TN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이끌며 H.O.T. 시절보다 더 큰 성과를 거뒀다.
그는 단순히 자본만 대는 투자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발로 뛰는 경영자였다. 분식 체인을 운영할 때는 주방을 꼼꼼히 살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학생 대상 사업에서는 그들의 감성적 코드를 읽어내려 매일 매장을 돌았다. 이런 행보는 경제지에도 실릴 만큼 사업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진지했다. 한때 3개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동시에 수행하며 엔터테인먼트, 요식업, 교육 사업을 아우르는 등 그는 30대 중반까지 사업에 몰입했다. 하지만 동시다발적인 사업 확장과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2013년 무렵 법인 청산과 지분 정리를 진행하며 사업적 전환기를 맞이했다.
경영의 세계는 무대 위 퍼포먼스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투자 실패가 겹치면서 재정적 타격은 컸다. 특히 주식 투자에서의 실패는 치명적이었다. 그는 당시 지인의 정보만 믿고 상당한 액수를 주식에 투입했다. 기업의 재무 상태를 직접 확인하거나 업계 현황을 분석하는 과정은 생략한 채였다. 그 결과 슈퍼카 3대 값을 고스란히 날렸다. 30대에 맞닥뜨린 경제적 위기는 그에게 ‘내 돈의 행방을 내가 모르는 것은 곧 도박’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화려했던 20대를 지나 30대에 겪은 그 위기는 토니안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지난 17일 SBS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공개된 수익 내역은 과거의 실패를 딛고 만든 결과물이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매달 2500만원에서 8000만원의 실현 손익을 꾸준히 기록하며 타인의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 투자자로 거듭났다.
매일 오전이면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기업의 성적표를 살폈다. 과거에는 지인이 추천하는 종목을 덥석 샀지만 이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부채 비율을 하나하나 따진다. 전문가 리포트를 대조하고 공시를 스스로 확인하며 투자의 근거를 분석한다. 화려했던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모습은 사라지고 대신 재무제표의 숫자와 씨름하는 진지한 투자자의 모습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주식 창을 띄우고 그래프를 살피는 일은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반면 함께 출연한 김보성과 김준호는 과거 정보에 의존해 투자하던 토니안의 예전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김보성은 의리를 앞세운 풍문 투자로 원금의 95%를 잃었고 김준호 역시 기업 구조를 외면한 채 감정적으로 접근했다가 60%대의 손실을 봤다. 이들은 손실을 기록하고도 원인을 분석하지 못했다.
주식 전문가 염승환은 이들을 향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 건 투자가 아니라 기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토니안은 달랐다. 그는 반도체처럼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주 위주로 종목을 선택했고 기업의 상승 논리를 스스로 검토했다. 남들이 추천을 바랄 때 그는 혼자 책상 앞에서 데이터를 확인하는 길을 택했다.
과거의 실패는 그에게 남의 말만 듣고는 자산을 증식할 수 없다는 진실을 남겼다. 지금 그가 내는 수익은 운이 아니라 매일 자료를 읽고 스스로 판단을 내린 결과다.
이번 토니안의 수익 공개는 자랑이 아니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오늘도 그는 남이 추천하는 종목이 아니라 면밀히 읽은 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주식 창을 띄운다. 분주했던 과거를 지나 매일 재무제표를 확인하는 현재의 일상이 그가 긴 세월을 돌아 도달한 종착지다. 그는 요행에 기대지 않는다. 자신의 자산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루틴을 구축했고 이것이 데뷔 이후 비로소 찾은 그만의 투자 방식이다.
결국 자산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막연한 기대가 아닌 매일 기업의 성적표를 확인하며 정직하게 공부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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