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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투표소’ 봉쇄한 시위대 “부정선거”… 무효소송 가나 [6·3 지방선거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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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수정 :
차승윤·김승환·홍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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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 사태’ 후폭풍

유튜버 등 100여명 선관위와 대치
2000명분 투표 개표소 이송 저지도
투표 관련 112 신고 135건 접수돼

낙선 후보·유권자 개별소송 가능성
헌재 전원재판부 심판 회부 미지수
“완벽하게 잘못된 선거다.” “명백한 부정선거다.”

 

4일 오후 2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가 설치된 우성아파트 경로당 정문을 막아선 100여명 규모 시위대 사이에서 이 같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 작은 카메라를 들고 유튜브 방송을 하는 이들 사이에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 손을 잡고 선 여성도 여럿 보였다. 이들은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발하자 전날 밤 9시쯤 이 투표소 앞으로 집결해 투표함 반출을 저지했다. 이날 오전 인원이 줄긴 했지만 이틀째 대치를 이어갔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 4시쯤 입장문을 통해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잠실7동 제2투표소 관련 112 신고는 총 135건이 접수됐다.

분노한 시민들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이튿날인 4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날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천=유희태 기자
분노한 시민들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이튿날인 4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날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천=유희태 기자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시간이 연장된 데 이어 급기야 약 2000명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산) 투표가 공식 투표시간 종료 이후 하루가 지나도록 개표결과에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실패로 부정선거론의 ‘땔감’을 제공하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사를 통한 원인·책임 규명과 동시에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9회 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시간이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시민들이 모여 있다. 뉴시스
제9회 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시간이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시민들이 모여 있다. 뉴시스

◆“황당한 실수, 사회적 비용 키워”

 

시위대 대치가 한창이던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난 주민 강모(43)씨는 “어제 오후 4시50분 아이랑 투표소를 갔는데 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러니깐 젊은 대학생들이 많이 투표하지 않고 떠났다. 아이 친구 엄마도 왔다가 오후 6시에 애들 학원이 끝나니깐 투표 못하고 갔다고 했다. 이건 좀 진짜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이 전날 오후 10시까지 연장해 투표했다. 다른 주민 김모(79)씨는 “누가 당선이 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번 사안은 국민이 잃어버린 참정권을 되찾아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선관위는 개표 마무리 직후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송파구의 경우 전체 유권자 수의 50% 수준으로 투표용지를 인쇄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선관위 측 설명이다. 전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건 잠실7동 제2투표소를 포함해 서울 송파구 12곳, 강남구 1곳, 광진구 1곳 등 총 14곳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사회가 오랜 기간 부정선거론에 시달리면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데 선관위가 이번에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것”이라며 “정치권이 유불리를 따져 이번 사안을 정쟁화에만 골몰할 게 아니라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어떻게 정비할지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통해 “철저한 진상조사로 왜 이런 황당한 사태가 일어났는지 명백하게 밝히고 사태의 책임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소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소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소원 이어 선거무효 소송도?

 

낙선한 후보들이나 유권자들이 개별적으로 무효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방의회나 자치단체장 선거에 불복할 경우 먼저 선거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청을 선거일로부터 14일 내에 관할 선관위에 내야 한다. 소청에서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받으면 법원에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지방의회나 자치단체장 선거무효 소송은 ‘관할 고등법원→대법원’ 구조의 2심제로 진행된다. 법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소가 제기된 날부터 180일 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관련 헌법소원심판은 이미 제기됐다. 이날 헌법재판소 전자헌법재판센터를 보면 중앙선관위를 피청구인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 사건이 접수됐다. 일반인으로 알려진 청구인은 선관위의 투표용지 과소 준비가 선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위헌성을 따져달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참여했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관위를 상대로 헌법소원심판과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그는 8일 오전 10시까지 헌법소원과 가처분에 참여할 청구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다만 헌재가 이번 사건들을 전원재판부 심판에 회부해 본안을 살펴볼지는 미지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지방선거 관련해 예비 후보자 등록일인 지난 2월3일부터 선거범죄를 단속한 결과 총 2549건, 419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허위·가짜뉴스 유포 등 흑색선전이 1365명(32.5%)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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