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거쳐 간 경기도지사에
추미애 첫 여성 광역단체장 의미
친명 박찬대·전재수·박수현 ‘활짝’
野, TK 3곳 수성하며 체면치레
서울까지 선방하며 예상 밖 승리
‘보수진영 재기 기회 얻어’ 평가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국민의힘이 장악했던 지방권력이 4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차지하며 4년 전 대패를 설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과 영남권 일부를 지키는 데 그쳤다. 호남에서 무소속 돌풍을 노렸던 김관영 전북지사는 거대 정당의 조직력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고, 경남지사 복귀를 통해 정치적 재기를 모색했던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국민의힘 박완수 당선인에게 막혀 영남 민심의 벽을 실감했다.
◆4년 전 대패 설욕한 與
이재명정부 출범 1년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석권했다. 국민의힘은 4곳을 간신히 방어하는 데 그쳤다. 4년 전 20대 대선을 치른 지 석 달 만이자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2곳을 확보했던 ‘허니문 선거’ 결과가 이번에는 정반대로 뒤집힌 셈이다. 집권 초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표심이 이번 선거에서 재확인된 것이다. 다만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해 오세훈 시장에게 사상 첫 5선 시장을 허용한 점은 여권에 뼈아픈 대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거친 자리로서 상징성이 더해진 경기지사에는 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당선돼 여성 첫 광역단체장에 오르게 됐다. 추 당선인은 개표 초반부터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 속에 당선을 확정지었다. 그는 20대 대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이 대통령과 단일화한 이력이 있다. 경기지사로서 정치적 중량감을 더한 만큼 향후 대권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민주당 박찬대 후보는 인천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를 제쳤고,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부산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꺾으며 각각 단체장 직을 탈환했다. ‘민심 풍향계’ 지역으로 꼽히는 충청권 민심도 민주당을 택했다. 박수현(충남지사)·신용한(충북지사)·허태정(대전시장)·조상호(세종시장) 후보가 각각 국민의힘을 꺾고 승기를 들었다.
강원지사 선거에선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를 제치고 강원 탈환에 성공했다. 특히 민주당은 보수세가 강한 강원에서 강릉시장, 횡성군수 자리까지 확보한 점에도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 이연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승리이자 지방정치의 새로운 균형발전을 할 수 있는 승리”라고 자평했다.
막판 진통 끝에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 울산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당선됐고, 여당 강세 지역인 전남광주와 제주에선 각각 민주당 민형배 후보와 위성곤 후보가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었다. ‘대리비 지급’ 논란 속 민주당에서 제명되자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는 당초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됐으나 끝내 민주당 이원택 후보를 꺾지 못했다.
◆서울·영남 사수한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서울과 영남권 광역단체들을 사수하며 보수 정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체면을 지켰다. 특히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시장직을 두고 추경호 후보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상대로 박빙 승부 끝에 이긴 데 대해 당내에선 안도감이 감지된다. 경북지사 선거에선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가 무난히 당선됐고, 경남지사 선거에선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상대로 막판 접전 끝에 승리했다.
김경수 후보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의해 기소된 뒤 2021년 유죄가 확정돼 경남지사 직을 상실했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이겨 ‘금의환향’한 뒤 정치적 기회를 모색하려 했으나 구상이 어그러졌다. 현역 지사인 박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 김 후보에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무척 어려운 구도 속에 치러졌는데도 서울과 영남권에서 나름 선방했다”며 “민심이 보수 정당을 매섭게 심판한 동시에 기회를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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