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의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10곳을 차지했다. 2022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9곳, 보수 성향 후보들이 8곳에서 각각 당선되면서 균형을 맞췄던 것과 달리 4년 만에 진보 교육감들이 확실한 우위에 섰다. 특히 전교조 출신이 7명이라 일선 학교에서 민주시민 교육,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등을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교육감 성향에 따라 교육 정책이 오락가락해선 안 될 일이다. 보수·진보를 떠나 교육문제만큼은 백년대계 관점에서 이념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문제는 이번 선거도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후보들이 난립했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특히 후보 8명이 난립한 서울교육감 선거의 경우 무효표가 무려 3.61%나 쏟아졌다. 서울시장 선거 무효표보다 5배나 높다. 다른 지역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후보의 기본 자질조차 검증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장에 가는 선거가 반복된다는 건 구조에 큰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이뿐 아니다. 교육감 선거는 후보 비방·고소 등 진흙탕 싸움, 경쟁적 현금 지원 공약 등 비교육적인 행태들이 넘쳐 난다. 진보 진영 경선에선 대리 등록과 참가비 대납 의혹이 제기됐고, 보수 진영에서도 경선 탈락자들이 등록 마감일에 출사표를 던졌다. ‘동성애 교육 반대’와 ‘내란 잔재 청산’ 같은 구호가 맞부딪치면서 마치 정치판을 방불케 했다. 정작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정책 경쟁은 찾아보기 어렵고, ‘초중고생 등하교 교통비 지원’ ‘고3 운전면허 취득비 지원’ 같은 돈 풀기 공약만 쏟아냈다. 오죽하면 “학생들 보기 부끄럽다”는 말이 나오겠나.
2006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명 났다. 이번 선거에선 벌어질 수 있는 부작용과 병폐들이 다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정치판이 돼 버린 교육감 선거를 정치중립이란 형식적 논리로 가려봐야 부작용만 커질 뿐이다. 유권자 무관심에다 헛돈만 쓰는 교육감 직선제는 이제 폐지할 때가 됐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함께 선출하는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거나 정당 추천제를 통해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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