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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이현중의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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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장애인수영 월드시리즈 국내 개최를 위한 회의에 참석차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국제장애인수영연맹(WPS) 관계자들과의 회의를 마치고 숙소에서 무심코 TV 채널을 돌리다가 눈을 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일본 프로농구 B.리그의 패권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 최종 3차전. 그 뜨거운 코트의 중심에 대한민국 농구의 미래, 이현중(26·나가사키 벨카)이 뛰고 있었다.

 

결과는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이현중은 류큐 골든킹스를 상대로 양 팀 최다인 23득점에 5리바운드, 2블록슛을 퍼부으며 나가사키의 72-64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고 그가 챔피언십 MVP 트로피를 치켜드는 순간, 일본 시즈오카의 호텔방에서 숨을 죽이고 응원하던 내 가슴에도 찌릿한 전율이 일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이현중은 한국 농구가의 ‘명문 농구 수저’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신화의 주역인 센터 성정아와 고려대·삼성전자의 센터였던 이윤환 삼일고 농구부장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2m2cm의 큰 키에 몸도 빠르고 정확한 슈팅 능력까지 갖췄다. 미국 대학농구(NCAA) 명문 데이비슨대를 거치며 다져진 그의 슛 터치는 올 시즌 일본 무대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5월29일 도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는 아시아선수상, 3점슛상, 베스트5까지 휩쓸었다. 일본 무대를 평정한 것이다.

 

궁금해지는 것은 그의 다음 행보다. 나가사키를 비롯한 B.리그 명문 팀들은 그를 붙잡기 위해 2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연봉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현중은 이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정중히 사양했다. 그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무대, 미국프로농구(NBA)이기 때문이다.

 

이현중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저는 아직 완성형 선수가 아닙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운동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라고 했다. 아시아 최고 슈터라는 왕관을 쓰고도 그는 여전히 배고픈 도전자를 택했다. 일본 언론은 가와무라 유키에 이은 B.리그 출신 두 번째 NBA 리거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현중은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4일 귀국, 8일부터 국가대표팀 훈련에 합류한다. 그리고 7월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대만(3일)과 일본(6일)을 상대한 뒤 NBA 서머리그라는 바늘구멍에 도전할 예정이다.

 

일본 출장길에서 우연히 마주한 TV 화면 속에서 필자는 스포츠가 주는 진정한 감동을 목격했다. 안락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꿈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이현중의 뒷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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