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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 바람’에 與 압승, 독주 자제하고 협치로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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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李정부 국정운영 탄력
반성·혁신 외면한 국힘 자업자득
‘풀뿌리’도 장악한 與, 자만 땐 역풍

제9회 6·3 지방선거에서 청색 바람이 불면서 여당이 4년 전 참패를 설욕하고 압승했다. 야당이 주장한 정권 견제론보다 이재명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민의가 결집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 승리로 오늘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엔 탄력이 붙게 됐다. 여권은 행정·입법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손에 넣었다. 민주화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을 장악한 정부와 여당은 일방통행식 정국 운영에서 벗어나 민생 살리기, 미래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국민 통합을 향한 협치에 나서야 한다.

 

4일 0시 현재 개표 결과, 16개 시도 지사 중 민주당은 14곳, 국민의힘은 2곳에서 앞섰다. 윤석열정부 취임 직후 치러진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5곳, 국민의힘 12곳의 당선 결과와 비교하면 일대 전환이다. 227개 시군구 기초단체장은 민주당 147곳, 국민의힘 67곳에서 1위를 기록했다. 교육감은 4년 전 보수 약진에 진보 9, 보수 7, 중도 1명이 당선됐는데 진보 12, 보수 4명이 우세였다.

 

국민의힘은 뼈를 가루로 만들고 몸을 부수는 쇄신(碎身)의 각오로 쇄신(刷新)에 나서야 한다. 지방선거 패배는 시대착오적인 12·3 비상계엄으로 정권을 내준 뒤에도 처절한 반성과 쇄신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자업자득의 결과다. 보수 혁신의 노력은커녕 ‘윤석열 어게인’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 행보가 결정적 패착이다. 국헌과 국법을 짓밟으려 한 세력과 동조하는 듯한 정당에 건전한 상식의 국민이라면 누가 표를 주겠는가. 이번 선거에서는 적전 분열 속에서 수도권 후보들이 염원한 혁신선대위도 구성하지 못했다. 장동혁 대표 체제의 지도부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텃밭 수성에만 안주한다면 정통 보수 정당의 미래는 없다.

 

여권은 이번 선거 결과에 자만하지 않기 바란다.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다 실패한 윤석열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초기 낙승이 예상됐던 선거 판도가 막판 박빙 승부로 뒤바뀐 데는 여권 폭주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정청래 대표 체제의 향후 행보에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이다. 검찰의 보완 수사권 존치를 요구하고, 공소 취소에 반대하는 다수 중도층의 여론을 경시했다간 역풍이 불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많은 후유증을 남겼다. 여야 격돌에 역대 지방선거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으나, 중앙정치의 과도한 개입으로 풀뿌리 민주주의 의미가 퇴색했다. 정책·비전도 실종됐다. 여야 모두 지역 정책이나 후보 자질 검증보다는 네거티브, 흑색선전의 진흙탕싸움을 벌였다. 우리 동네와 아이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지역일꾼·교육일꾼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깜깜이 선거가 재연됐다. 우리 공동체는 다원화하는데 적대적 공생 관계를 유지해온 거대 양당 체제 속에서 소수의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 난맥상을 보인 교육감 선거를 포함해 정치개혁이 시급하다.

 

내우외환의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앞에 놓인 국가적 과제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여야는 민심의 엄정한 판단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경제 회복과 민생 회생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2028년 4월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 여야 모두 민생과 미래 비전을 놓고 민심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다. 국민은 누가 진심인지 냉철히 지켜본 뒤 총선 민의로 표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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