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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김 대리’들은 어디에… MZ 골퍼들이 홀연히 사라진 이유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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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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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골프장은 만석인데 필드 골프장은 한산…엇갈린 2030 골프 소비
같은 골프인데 다른 풍경…스크린은 붐비고 필드는 비는 이유
팬데믹 이후 갈라진 골프 소비…스크린과 필드의 다른 흐름

퇴근 후 스크린골프장은 예약이 꽉 차 있지만, 정작 필드 골프장은 한산하다. 팬데믹 시기 폭발적으로 유입됐던 2030세대, 이른바 MZ 골퍼들이 필드에서 빠르게 이동하면서 골프 소비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골프업계에서는 이를 ‘이탈’이 아닌 ‘소비 채널 이동’으로 해석한다. 젊은 층 중심의 소비 변화가 시장 구조 재편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골프업계와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골프장 내장객은 4641만4642명으로 전년 대비 약 100만명(2.1%) 감소했다. 국내 골프장 이용객은 2022년 5058만명에서 2023년 4772만명, 2024년 4741만명, 2025년 4641만명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누적 감소 규모는 약 417만명이다.

 

이용객 감소는 골프장 운영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전국 골프장 1홀당 평균 이용객은 4430명으로 전년(4557명) 대비 127명 줄었다. 전체 이용객 감소와 함께 골프장 운영 밀도 역시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다만 2022년 기록적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영향도 있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기보다는 팬데믹 특수 이후 수요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골프 인구는 유지·완만한 증가 흐름을 보이지만, 필드 소비는 줄고 스크린골프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국내 최대 골프 플랫폼 골프존 회원 수는 약 540만명으로 추정된다. 전국 스크린골프 시스템은 4만3000대를 넘어섰고, 하루 평균 라운드 수는 26만~28만회 수준이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9500만~1억 라운드 규모다.

 

반면 전국 필드 골프장의 수용 능력은 하루 약 10만명 안팎이다. 이는 ‘동시 수용 인원’을 기준으로 한 물리적 개념인 반면, 스크린은 ‘라운드 수’라는 소비 회전량 기준이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소비량 기준으로 보면 스크린골프 시장이 필드의 일일 소비 규모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이후 골프 라운드 비용은 약 50~6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CPI 약 15~20%)을 크게 웃돌았다. ‘레저 물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캐디피는 전체 라운드 비용의 약 30~40%를 차지하며 고정비 부담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 MZ 골퍼의 3분화…“필드·스크린·해외”

 

현재 골프 시장은 크게 세 갈래로 재편되고 있다.

 

첫째, 국내 필드다. 비용 부담과 이동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전통적인 골프 소비 방식이다.

 

둘째, 스크린골프다. 퇴근 후 1~2시간 내 이용이 가능한 구조로, 비용과 시간 효율을 동시에 충족하는 도심형 레저로 자리 잡았다. 짧은 이용 시간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젊은 층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셋째, 해외 골프 여행이다. 일본·동남아를 중심으로 항공·숙박·라운드를 결합한 골프 패키지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일본 규슈·오키나와 등 골프 패키지는 80만~12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엔저 효과 이후 한국인 골프 관광 수요는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골프는 더 이상 단일한 레저가 아니라, 시간·비용·경험 효율을 기준으로 여러 선택지로 분화된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필드 중심으로 집중됐던 수요가 스크린골프와 해외 골프 여행 등으로 이동하면서 소비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와 업계 추산을 종합하면 국내 골프 인구는 약 600만~620만명 수준이다. 팬데믹 시기 유입 확대 이후 저변은 넓어졌지만, 최근에는 소비 방식의 분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은 1457만명, 비회원제 골프장 이용객은 3184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용객의 약 68.6%가 비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한 셈이다. 골프가 회원권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대중형 소비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골프업계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필드 중심 수요가 점차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 “40만원 라운드” 시대…해외와 직접 비교 구간

 

국내 골프 비용 구조는 단순 상승을 넘어 ‘비교 소비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수도권 인기 골프장의 주말 라운드 비용은 그린피·카트비·캐디피·식음료 등을 포함해 1인당 약 35만~40만원 수준으로, 5년 전 대비 약 50~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디피는 팀당 평균 약 14만원, 카트비는 10만~15만원 수준으로 전체 비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구조가 라운드 비용 상승을 견인하면서 ‘레저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 가격대가 해외 골프 패키지와 사실상 경쟁 구간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항공·숙박·36홀 라운드를 포함해도 국내 주말 라운드 비용과 큰 차이가 없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공급은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골프장은 546곳으로 집계됐다. 현재 운영 중인 527곳에 더해 건설 중 11곳, 미착공 8곳이 포함된 수치다. 지난해보다 22곳 증가한 규모다.

 

이용객은 감소하고 있지만 공급은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시장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확대는 과거 성장기의 기대를 반영하는 반면, 수요는 스크린골프와 해외 골프 여행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골프는 팬데믹을 거치며 대중 스포츠로 확장됐지만, 필드 시장은 구조적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비용 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수요는 필드에 머무르기보다 스크린과 해외 등 다양한 채널로 분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비용 레저일수록 대체재로의 소비 전환이 빠르게 나타난다는 분석도 있다.

 

전국 골프장 이용객은 3년 연속 감소했고, 1홀당 평균 이용객도 줄어드는 흐름이다. 반면 전국 골프장 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팬데믹이 키운 MZ 골퍼들은 골프를 떠난 것이 아니라 필드와 스크린, 해외 골프 사이에서 소비 채널을 재배치하고 있다. ‘김 대리도 골프 친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골프가 반드시 잔디 위에서만 이뤄지는 시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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