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의학과 의사 채용 ‘0명’
병동·응급실 운영 차질 우려
의사 채용에 난항을 겪어 온 국립소방병원이 6월8일 정식 개원을 앞두고도 의사직 정원의 60%가량만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 진료 분야 중에는 전문의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3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립소방병원(NFH)이 지난 20일까지 확보한 의사직(병원장 제외)은 서울대병원(SNUH) 채용 인력 17명과 자체 채용 인력 12명 등 모두 29명이다. 이는 국립소방병원이 애초 목표한 의사 정원(48명)의 60.4%에 불과하다. 국립소방병원은 개원과 함께 총 19개 진료과, 전문의 48명 체제로 입원실(302병상 중 108병상 우선 운영)·수술실·응급실을 가동할 계획이었다.
세부 진료과목별로 내과는 호흡기·순환기·소화기·신장·내분비·감염 등 6개 분과 정원 11명 가운데 4명만 확보했다. 특히 신장내과와 내분비내과는 아직 담당 의사를 채용하지 못했다.
정형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는 정원(각 3명)보다 1명씩 부족했다. 성형외과·신경과·영상의학과도 정원의 절반인 1명씩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정원이 3명인 입원의학과는 채용 인원이 아예 없었다.
필수·응급의료 공백 우려는 여전했다. 응급의학과의 경우 목표정원 6명 중 2명만 채용한 상태다. 병원은 수시 채용 과정에서 연봉 수준을 당초 2억8000만∼3억2000만원보다 높이고 추가 가산 조건까지 제시했지만,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립소방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뿐만 아니라 다른 의료기관과 비교해도 높은 급여 조건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전국적인 의사 수급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환자가 잘못됐을 경우 의료소송 부담도 적지 않다는 점도 응급의학과 지원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충북 음성에 위치한 병원의 지리적 여건과 지방 근무 기피, 인력부족으로 인한 교대 근무 부담, 신규 병원 개원 초기의 업무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용재 경민대 교수(소방방재학)는 “교육·문화 인프라가 서울·수도권보다 부족한 점도 자녀 교육 문제와 맞물려 의사들이 지방 근무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간호·약무·보건직 등 다른 직군에서도 충원이 지연되고 있다. 간호직은 정원 186명 가운데 131명만 채용했고 약무직은 정원 6명 중 절반만 채웠다. 기능직 역시 정원 45명 가운데 21명만 확보한 상태다.
국립소방병원 인력이 제때 확보되지 않을 경우 개원 초기 병동·응급실·검사실 운영 전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는 “파격적인 복지 혜택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적인 채용 공고에 그치지 않고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홍보 방식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립소방병원 관계자는 “8월에 전공의·전문의가 배출되면 의료진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서울대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보라매병원 등과도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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