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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징후’ 분명 봤는데 왜 못 막았나… “시민 참여하는 재난 관리 시스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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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윤 기자 chasy9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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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에 대해 원청∙하청업체 등을 수사하고 관계자들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철거 현장에서 안전 관리 문제뿐 아니라 사고 징후가 사전에 목격되고도 실제 조치까지 이어지지 않은 데 대한 재난 관리 시스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6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 26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공사 발주처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시공사인 흥화건설, 감리업체인 수성엔지니어링 본사 및 현장사무실 등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들의 형법상 과실치사와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적시됐다. 경찰은 철거 작업 당시 지지대 설치 관련 내용 등을 바탕으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다만 내부에서 안전조치가 미흡했던 것과 별개로 사전에 사고 징후는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사고가 나더라도 인명 피해가 나면 안 되는데, 우리는 막을 수 있는 그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며 “안전망이라는 건 이중 삼중으로 만들어도 과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전 교수가 지적한 부분은 사고 전 징후가 충분히 포착됨에도 이를 ‘안전망’으로 연결하지 않은 탓에 실제 조치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전 교수는 “사고 1달 전에 인근 상인이 교각을 촬영한 것이 보도됐다. 받침대 없이 작업하는 모습인데, 이전에도 콘크리트가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며 “사고 한 달 전에 문제 장면을 찍었는데 사후에야 확인됐다. 그걸 제보하고 처리할 시스템이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오후 2시32분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2시32분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모습. 연합뉴스
29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현장에서 긴급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29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현장에서 긴급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이 전 교수는 이런 식의 재난 사고가 이미 수 차례 반복됐다고 바라봤다. 대표적인 전례가 2019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 그리고 2021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 건물 붕괴 사고다. 2019년 7월 당시 잠원동에선 지상 5층, 지하 1층 건물이 철거 작업 중 붕괴하면서 현장옆을 지나가던 차량 3대가 깔리고 1명이 사망, 3명이 다쳤다. 2021년 광주 학동에선 철거하던 5층 건물이 무너져 시내버스와 승용차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전 교수는 “잠원동 사고 후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공사 근로자들은 이미 붕괴 징후를 확인하고 ‘도망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광주 사고 때도 내부 인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고 떠올렸다.

 

이 전 교수는 “사고가 나면 공무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하지만, 공무원만으론 24시간 체크할 수 없다. 지자체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현장과 24시간 가까이 있고, 재난은 24시간 시시각각 변한다. 또 경험 많은 현장 근로자들도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사고가 나더라도 인명 피해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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